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 사회에 유입된 외국 용어 스물여덟 개를 이해하기 쉬운 우리말로 다듬었다고 30일 전했다. 국립국어원에서 마련한 다듬은 말 후보를 국민 수용도 조사를 통해 점검하고, 그 결과를 국어심의회 국어순화분과 위원회에서 심의·의결했다.
국민 수용도 조사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된 말은 ‘혈당 스파이크’를 대체하는 ‘혈당 급상승’이다. 응답자의 92.5%가 바꿔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혈당 스파이크는 음식을 먹은 뒤에 체내 혈당 수치가 급격하게 치솟는 현상을 뜻한다. 우리말로 순화해 한결 이해하기 쉬워졌다.
못지않게 호응을 얻은 우리말은 ‘역량 강화’, ‘반려동물 돌보미’, ‘재정비’다. 기존에는 각각 업스킬링, 펫 시터, 리빌딩으로 자주 쓰였다. 역량 강화는 지금 하는 일을 더 잘하거나 복잡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숙련도를 높이는 행위를 말한다. 반려동물 돌보미는 주인 대신에 반려동물을 돌보는 일을 하는 사람, 재정비는 야구·농구·축구 등 팀에서 전력 보강을 위해 기존 선수를 방출하거나 새 선수를 기용하는 일을 일컫는다.
문체부는 ‘파이어족’, ‘크로스 체크’, ‘멀티 제너레이션’, ‘블랙 라벨’, ‘어그로’ 등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도 내놓았다. ‘조기 자립 은퇴족’과 ‘교차 검증’, ‘여러 세대’, ‘최상급’, ‘억지 주목’이다.
조기 자립 은퇴족은 짧은 시간 동안 은퇴 뒤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에 은퇴하려는 사람 또는 무리를 뜻한다. 교차 검증은 서로 다른 복수의 관점, 방법, 자료 따위를 대조해 정보나 보고 따위를 검사하는 일이다.
여러 세대는 초고령화와 평균 수명 연장으로 인해 여러 세대가 공존하는 세대를 의미한다. 최상급은 기존 의류 브랜드보다 뛰어난 디자인과 품질을 갖추고 소재를 고급화해 제품 가격을 높인 것, 억지 주목은 관심을 끌고 분란을 일으키려고 인터넷 게시판 따위에 자극적인 내용의 글을 올리거나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일을 일컫는다.
문체부는 이 밖에도 ‘악당(빌런)’, ‘직무 전환 교육(리스킬링)’, ‘식재료 이동 거리(푸드 마일리지)’, ‘연관 판매(크로스셀링)’, ‘상위 상품 판매(업셀링)’, ‘사진 인증(포토프레스)’, ‘몸매 인증 사진(보디프로필)’, ‘지역 상표(로컬 브랜드)’, ‘목줄 미착용(오프리쉬)’ 등을 우리말 대체어로 발표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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