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배우 고(故) 송재림이 생전 악질 일본인 사생팬에 시달린 사실이 알려졌다. 이 사생팬은 송재림의 사망 소식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삭제하고 침묵했다. 사생팬은 좋아하는 가수, 배우, 모델, 아이돌 등을 대상으로 쫒아다니는 극성팬으로 사(私)와 생(生)과 영어의 팬(fan)을 합친 단어이다. 일반적인 팬을 벗어나 사회 문제이자 스토킹의 일종으로 인식되고 있다.
송재림은 전날 오후 12시30분께 성동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그와 점심 약속이 잡혀 있던 친구가 현장에서 송재림을 발견,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타살 등 범죄 혐의점은 확인되지 않았으며, 현장에선 유서가 발견됐다고 한다.
사생팬의 괴롭힘은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어졌다. 괴롭힘의 대상은 송재림에게 국한하지 않았다. 측근은 물론 측근 가족까지 무차별 신상 털기를 일삼았다. 측근 가족사진을 모자이크 없이 올리거나, 송재림이 출연한 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 게시물에 측근 이름을 언급하며 "팬이 준 선물을 ○○에게 바친다"며 저격하는 식이었다.
이 사생팬은 지난 12일 송재림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계정을 폐쇄하고 잠적했다. 13일 기준 그의 엑스 계정에 접속하면 '오류가 발생했다'라는 안내 문구만 나온다.
해당 사생팬이 송재림의 죽음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사생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거세졌다. "일본인 계정이라 처벌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해 테러를 일삼았다" "송재림의 비공개 계정까지 찾아내 괴롭혔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14일 낮 12시다. 송재림은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한 후 드라마 '해를 품은 달' '우리 갑순이' 등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영화, 드라마뿐만 아니라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충무아트센터에서 진행한 '베르사유의 장미' 뮤지컬 공연 무대에 오르는 등 폭넓은 연기 활동을 펼쳤다. 촬영을 마친 영화 '폭락 : 사업 망한 남자'는 아직 개봉하지 않았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SNS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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