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독일에서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과 관련한 국제 토론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은 "마법 같은 작품"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16일 연합뉴스는 베를린 소재 주독 한국문화원이 각국 평론가들을 초빙해 한강 작가의 작품세계 토론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한강 작가의 작품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에 대한 토론이 이뤄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카타리나 보르하르트 독일 문학평론가는 한강의 대표작 '채식주의자'를 두고 "한강의 작품에는 항상 부드러움과 폭력성이 동시에 존재한다"며 "한강의 책은 마법 같기도, 신비롭기도 하다"라고 평가했다.
한강 작가의 작품을 독일어로 펴낸 아우프바우 출판사의 프리데리케 실바흐 편집장은 "한강처럼 부드러움과 폭력성을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아우를 수 있는 작가는 극히 드물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실바흐 편집장은 채식주의자의 '다(多) 화자 3부작' 구성과 관련해 "거대한 소재를 조용하고 차분하게 다루는 잘 짜인 구성이 특별하고 몹시 새로웠다"며 "그렇기에 이 작품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많은 언어로 번역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톰 뮐러 출판 편집자는 "'채식주의자' 독일어판을 펴낼 당시 영문판을 먼저 출간한 영국 편집자 맥스 포터에게 가장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더니 그가 '채식주의자' 영문판을 보여줬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마자 감명받았다"라며 "이미 대부분의 독일 출판사가 거절했기 때문에 큰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소년이 온다'와 관련해 보르하르트 평론가는 "한국 현대사에서 매우 어려운 소재를 다룬 작품"이라며 "작가(한강)도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힘든 시간을 보냈다"라고 강조했다.
실바흐 편집장은 "지금까지 미국과 영국 소설을 많이 출간했지만 요즘 출판계는 한국을 주시하고 있다"며 "손원평의 '아몬드'와 김의경의 '헬로 베이비' 등 최근 독일어판으로 출간한 한국 소설들을 추천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임상범 주독 한국대사는 "한강 하면 '한강의 기적'을 자동으로 떠올린다. 그러나 사실은 많은 노력과 희생의 결과"라며 "한강은 이미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지만 최고작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을 몹시 고대하고 있다"라는 내용으로 축사하기도 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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