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그림 하나의 가치가 1억 달러가 넘는, '1억불 클럽'의 16번째 작가가 탄생했다. 벨기에의 초현실주의 작가 르네 마그리트(1898~1967)가 그 주인공으로, 19일(현지시간) 밤 뉴욕 맨해튼 크리스티에서 그림 '빛의 제국'이 수수료를 포함하여 1억 2120만 달러(약 1690억원)에 판매되면서부터다.
'빛의 제국'은 밤 풍경과 대낮 푸른 하늘의 조합이라는 초현실적 상황을 담아낸 작품이다. 익숙한 풍경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바라보면 낮과 밤이 공존해 실재하지 않는 장면을 담아냈다. 이 작품은 마그리트가 '빛의 제국'이라는 이름으로 그린 17개 작품 중 가장 큰 크기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경매에서 이 그림의 주인이 되기 위해 두 명의 전화 입찰자가 10분간의 접전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시장 분석 회사 아트피스(Artprice)는 "이 그림의 가격은 경매에서 초현실주의 예술 작품에 지급된 가장 높은 가격"이라며 "마그리트는 1억 달러의 한계를 깬 16번째 예술가가 됐다"고 밝혔다.
1억 달러 클럽 회원이 된 작가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구스타프 클림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앤디 워홀, 장 미셸 바스키아, 프랜시스 베이컨, 파블로 피카소 등이 있다. 이들의 그림은 6번 이상의 경매에서 1억 달러 이상에 팔렸다.
파올로 베도비는 NYT 인터뷰에서 "이제 모든 거물급 컬렉터들이 마그리트의 작품을 원하는 것 같다"면서 "마그리트는 매우 현대적이다. 어쩌면 당신은 이 세상과 나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모두가 힘든 현실을 직면하고 싶지 않지 않나. 그는 시적이다"라고 평가했다.
1898년 11월 벨기에 레신에서 태어난 마그리트는 20세기 초 파리 초현실주의 운동의 중심에서 활약했으며 지난 1967년 8월 브뤼셀에서 사망했다. 벨기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예술가로 꼽힌다. 대표작으로는 파이프 그림 아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글귀를 적어 보이며 현실과 모사된 이미지의 모순된 관계에 질문을 던진 '이미지의 배반', 중절모에 코트 입은 신사들이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듯 공중에 떠 있는 '골콩드' 등이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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