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최근 경매에서 약 1600억원에 팔린 르네 마그리트의 '빛의 제국' 소장자가 가지고 있던 한국 고미술품이 미국 뉴욕 경매에 나왔다. 25일 연합뉴스는 경매사 크리스티가 다음 달 13일 뉴욕에서 개최하는 미카 에르테군 컬렉션 경매에 조선 궁중화원이던 이택균(1808∼?)이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책가도'가 출품됐고 보도했다.
이번 경매는 루마니아 출신의 디자이너이자 독지가였던 미카 에르테군(1924∼2023)의 소장품인 '미카 컬렉션'을 대상으로 한 세 번째 경매다. 경매에 나온 '책가도'는 각종 서책과 문방구류, 다채자기와 같은 고동기물과, 수선화와 같은 화훼 과일류 등을 책가에 배치한 모습을 세밀하게 그린 10폭 병풍으로 책거리 또는 책가도로 불린다.
이택균은 조선 시대 궁중화원이자 책가도의 대가로, 유사한 책거리 병풍은 현재 미국 클리블랜드 미술관에도 소장돼 있다. 경매 추정가는 1만5000∼2만5000달러(약 2100만∼3500만원)다. 크리스티 측은 이 책가도에 대해 "에르테군이 소장했던 유일한 한국 고미술품으로 그의 뉴욕 타운하우스에 걸려 있던 작품"이라며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의 고미술품점에서 구매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소개했다. 책가도 외에도 이번 3차 경매에는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매체, 시기를 조화롭게 아우르는 방대한 예술품과 오브제가 두루 소개될 전망이다.
앞서 이달 19일과 20일에 진행된 1, 2차 경매에서는 총 1억8900만 달러(약 2650억원) 상당의 판매 총액을 기록했다. 특히 1차 경매에서는 벨기에 초현실주의 화가인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빛의 제국'(1954)이 수수료 포함 1억2116만달러(약 1690억원)에 판매되며 역대 초현실주의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번 경매로 마그리트는 역사상 16번째로 작품 판매가가 1억 달러(약 1390억원)를 넘긴 예술가가 됐다. 프랑스의 미술 시장 분석 업체 아트프라이스에 따르면 마그리트에 앞서 이 기록을 세운 예술가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구스타프 클림트, 아메데오 모딜리아니, 앤디 워홀, 장미셸 바스키아, 파블로 피카소 등이 있다. 다만 지금까지 생전에 이 기록을 세운 예술가는 없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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