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음악의 신동'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의 친필 편지가 온라인 경매에서 44만 유로(6억6000만 원)에 낙찰됐다.

독일 dpa 통신 등 외신은 6일(현지시간) 스페인 남부 말라가에 있는 경매업체 '인터내셔널 오토그래프 옥션스 유럽'('IAA 유럽')의 발표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모차르트의 편지를 낙찰받은 이는 유럽의 개인 수집가로 알려졌다.

이 편지의 경매 시작 가격은 10만 유로(1억5000만원)였으나, 낙찰가는 급격히 올라갔다. 미국과 아시아 등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해당 경매업체는 전했다. 이 편지는 모차르트가 1783년 4월에 독일 태생의 프랑스 악보출판업자 장-조르주 지버(1738~1822)에게 보낸 것으로, 독일어로 작성됐다. 이 편지의 원본은 한동안 소실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중에 한 가문의 기록보관소에서 발견됐다.

해당 편지에는 모차르트가 지버에게 악보로 출판할 수 있도록 피아노 협주곡 3곡과 현악사중주 6곡 등 작품들을 판매하겠다고 제안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여기서 말한 현악사중주 6곡은 모차르트의 유명한 '하이든 사중주집'에 대한 첫 언급으로 추정된다. 모차르트의 '하이든 사중주집'은 모차르트가 1785년 빈에서 '작품 10'으로 출판한 6곡의 현악사중주 모음으로, 현대식 번호로는 현악사중주 제14~19번에 해당한다. '하이든 사중주집'이라는 이름은 모차르트가 자신이 존경하는 음악계 선배 요제프 하이든(1732~1809)에게 이 곡들을 헌정했기에 붙었다.

이 작품들이 출판되기 전인 1785년 1월과 2월 하이든은 모차르트의 집에서 열린 두 차례 모임에서 전곡을 들은 뒤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극찬했다. 하이든은 "하느님께 맹세하건대, 그리고 솔직한 사람으로서 말씀드리건대, 당신 아들(모차르트)은 제가 직접 아는 작곡가와 이름으로만 아는 작곡가를 통틀어서 제가 알고 있는 가장 위대한 작곡가입니다"라고 했다. 하이든의 이런 평가는 레오폴트 모차르트가 딸 나네를에게 1785년 2월 보낸 편지에 기록돼 후세에까지 전해졌다.

이번에 경매에 나온 편지는 모차르트가 '하이든 사중주집'의 작곡을 마무리하기 전에 쓴 것으로, 당시 모차르트는 지버와 접촉해 악보 출판 의향을 타진했지만, 출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곡의 실제 출판은 편지 작성 2년 후인 1785년 9월 빈의 음악출판사 '아르타리아'에서 이뤄졌다.

한편 모차르트 관련 물품은 경매에서 고가 낙찰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2007년에는 모차르트가 23세 때 작곡한 '합주협주곡(Sinfonia Concertante) E플랫 장조' 자필 악보 낱장이 영국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당시 돈 11만9000파운드(약 2억2600만원)에 팔렸다. 이 악보는 경매 전 수십 년 동안 일반인에게는 물론 학자들의 연구용으로도 공개된 적이 없다. 해당 악보의 경매가는 모차르트 자필 악보로는 사상 최고가였다.

또 2019년에는 모차르트의 13세 때 모습을 담은 초상화가 크리스티 경매에 출품된 적이 있다. 이 초상화는 모차르트가 흰색 가발과 붉은색 프록코트를 입고 하프시코드를 연주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탈리아 화가 잠베티노 치냐롤리가 그린 이 작품은 당시 400만 유로(약 51억9600만 원)에 낙찰됐다. 이는 경매 전 예상 낙찰가로 제시됐던 80만~120만 유로를 훌쩍 넘어선 액수였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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