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오징어 게임' 시즌 1은 K-콘텐츠 최고 흥행작이다. 2021년 9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28일 동안 16억5045만 시간 시청됐다. 연 단위로 환산하면 18만8000년에 달한다. 시청 시간에서 약 95%는 해외 수치다. 한국을 비롯해 아흔네 나라에서 가장 많이 시청됐다.
유례없는 인기로 26일 공개된 시즌 2의 성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시즌 1은 넷플릭스 역대 시청 시간 순위에서 부동의 1위다. 이달 초까지 22억520만 시간을 기록했다. 영어권 시리즈 최고 흥행작인 '기묘한 이야기' 시즌 4(18억380만 시간), '웬즈데이' 시즌 1(17억1880만 시간) 등과 현격한 격차를 보인다.
탄탄한 시청자층은 흥행과 직결되기 마련이다. 넷플릭스 역대 영어권 시리즈 흥행 순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후속 작품은 네 편이다. '기묘한 이야기' 시즌 4와 '브리저튼' 시즌 3(8억4650만 시간), '기묘한 이야기' 시즌 3(7억1610만 시간), '브리저튼' 시즌 2(7억9720만 시간)다. 하나같이 시즌을 더할수록 인기를 끌었다.
역대 비영어권 시리즈에서 두 번째로 흥행한 '종이의 집'도 시즌 4(7억1020만 시간)와 시즌 5(9억70만 시간), 시즌 3(5억1980만 시간), 스핀오프 '베를린(3억7260만 시간)' 등 후속 작품이 더 많은 관심을 얻었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대중성도 시즌 1 못지않다. 가면 너머,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일그러진 얼굴 너머에선 여전히 경이로운 인간의 복잡성이 나타난다. 그것은 비단 특정 문화나 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인간 보편의 문제다.
일련의 이야기는 현실과 맞닿아 있기도 하다. 게임에 제기하는 의문, 인물들의 감정과 선택, 다양한 게임의 규칙, 게임 밖 세상에서의 삶 등이 일상 속 우리를 괴롭히는 것들을 구체적이고도 뚜렷하게 보여준다. 정통 액션물을 좋아하는 이들뿐 아니라 심리 스릴러물을 즐기는 이들의 시선까지 사로잡는다. 황동혁 감독은 "우리가 '오징어 게임'을 보는 일이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딱히 동떨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제작에는 시즌 1보다 네 배 많은 1000억 원이 투입됐다. 그만큼 볼거리는 풍성하다. 특히 상징적 공간인 게임 세트장은 더 거대해지고 정교해졌다. 색감과 디자인까지 세심하게 조정해 시각적 몰입을 유도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게임과 한국 문화도 눈길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다. '오징어 게임'은 이미 시즌 1로 신드롬을 낳았다. 달고나 만들기 세트,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녹색 체육복 등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불티나게 팔렸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딱지치기', '구슬치기' 등 한국 놀이도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즐겼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시가 '오징어 게임'이 이룬 성과와 미국 대중문화에 미친 영향력을 기려 시즌 1이 공개된 9월 17일을 '오징어 게임의 날(Squid Game Day)'로 제정했을 정도다.
시즌 2를 통해선 가위바위보 하나 빼기, 비석 치기, 공기놀이, 제기차기, 팽이 돌리기, 딱지치기. 5인 6각, 짝짓기 게임 등이 유행할 전망이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고(故) 신해철의 '그대에게', 동요 '둥글게 둥글게' 등도 널리 알려질 수 있다.
이미 넷플릭스가 홍보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여 효과는 가시화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오징어 게임'의 '○△□' 문양이 확인된다. 스포츠용품업체 푸마는 시리즈에 나온 운동복을 제작해 판매하고, 호주 맥도널드는 '오징어 게임' 메뉴를 만들었다. 넷플릭스는 같은 이름의 비디오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 상황도 다르지 않다. 기아는 '오징어 게임' 시즌 2와 함께 더 뉴 스포티지 굿즈를 만들었고, CJ제일제당은 캐릭터를 활용한 한정판 패키지로 만두, 김치, 김스낵 등을 선보였다. 미국, 유럽, 호주, 일본 등 열네 나라에서 홍보 캠페인까지 한다.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공개 전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지난 10일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 최우수 TV 시리즈 드라마 부문 작품상 후보로 지명됐다. 시즌 1에서 오일남을 연기한 오영수는 3년 전 이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그해 시즌 1은 미국 방송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도 달성했다. 비영어권 작품 최초의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연기상, 프로덕션 디자인상, 시각효과상 등을 싹쓸이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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