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1주일에 한 시간이라도 봉사 활동을 하면 몸의 노화가 늦춰진다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봉사 활동의 노화 방지 효과는 비만, 흡연, 음주 등 다른 해로운 습관보다 더욱 강력한 것으로 나타나 관심이 쏠린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미시간대, 브라운대 공동 연구팀은 62세 이상 고령자 2650명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연구팀은 참여자들이 매년 얼마나 자주 자원봉사를 하는지 조사하고, DNA의 메틸화 분석을 통해 생물학적 연령을 측정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에 메틸기가 붙는 현상을 뜻한다. DNA 메틸화를 통해 우리 몸의 화학적 발현이 변화할 수 있다. 이런 DNA 메틸화 정도를 추적하면 스트레스 수준, 몸의 노화 정도 등 생물학적 변화를 평가할 때 유용하기에, 후성유전학적 지표 중 하나로 쓰이고 있다.
분석 결과, 1주일에 자원봉사를 1~4시간가량 한 참여자들은 자원봉사를 전혀 하지 않은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가 느린 것으로 측정됐다. 특히 1주일에 1시간만 자원봉사를 해도 노화를 낮추는 효과가 나타났다. 또 네 시간 이상 자원봉사를 하면 노화 가속도가 가장 많이 감소했다. 자원봉사의 노화 방지 효과는 △신체활동 빈도 △흡연·음주 △비만 등 다른 노화 변수를 고려해도 뚜렷했다.
그렇다면 왜 자원봉사는 인간의 노화를 늦출까. 연구팀은 자원봉사가 야기하는 신체적, 사회적, 심리적 이점이 우리 몸에 복합적인 효과를 가져왔다고 해석한다.
자원봉사는 걷기 등 신체활동을 포함하므로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편, 자원봉사는 사회적 교류를 늘려 스트레스를 줄이며, 인지 기능을 향상하는 효과도 있다. 상대방과 교류하지 않고 고립된 생활을 하면, 대화하는 시간이 감소하고 정서적 연결성도 부족해져 인지 능력이 줄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게리 스몰 미 해켄색대 메디컬센터 정신과 박사는 "다른 사람과의 정서적 연결은 기대 수명을 연장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자원봉사는 목적의식을 부여해 정신 건강을 개선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배우자나 부모 등 삶의 중요한 사람을 잃어도 상실감을 덜게 해준다.
스몰 박사는 "자원봉사는 우리에게 심리적 고양감을 준다는 것"이라며 "또 개인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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