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일본에서 이미 멸종된 수달의 계보를 잇기 위해 한국 수달 한 쌍이 일본으로 간다.

27일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천연기념물 등 자연유산 관련 사항을 조사·심의하는 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서울대공원이 암·수 수달 1쌍을 일본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고 낸 신청 안건을 검토해 가결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4월 한국 수달 2마리가 일본으로 가게 된다.

일본으로 보내지는 수달 수컷은 2018년 7월, 암컷은 2023년 6월에 각각 태어났으며, 그동안 서울대공원 동물원에서 지내왔다. 서울대공원 측은 "한국의 수달을 일본 동물원에 기증해 일본 내 수달 혈통 갱신에 기여하고, 한국 수달의 보전 노력을 알리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대공원은 지난해에도 수달을 일본으로 보내려 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서울대공원은 일본 타마동물원과 수달과 레서판다를 서로 기증하기로 하고 2023년 말 레서판다 암·수 1쌍을 먼저 국내로 데려왔다. 하지만 수달의 수출 허가가 나지 않아 일본행은 보류됐다. 당시 문화재위원회 산하 천연기념물 분과(자연유산위원회의 전신)는 "한국 최초의 천연기념물 수출 사례가 된다"며 "관리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서울대공원 측은 수달을 보내기 위한 계획을 보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달은 족제빗과에 속하는 동물로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에 널리 분포한다. 몸길이는 65~110cm, 꼬리 길이는 30~50cm, 체중 5~14kg 정도이며, 머리는 납작하고 둥근 형태를 띤다. 주로 하천이나 호숫가에 사는 야행성 동물로, 낮에는 휴식을 취하고 위험에 처하면 물속으로 들어간다. 또 시각·청각·후각이 발달했다. 일본에서는 2012년 멸종된 것으로 공식 선언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희귀종으로 여겨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했다.

현행법상 원칙적으로 천연기념물은 수출하거나 반출할 수 없다. 다만, '특정한 시설에서 연구 또는 관람 목적으로 증식된' 천연기념물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를 받아 수출할 수 있는데, 동물원에서 번식한 종이 이에 해당한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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