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한국이 지난해 음악 수출 분야에서 네 번째로 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음악 및 엔터테인먼트 분석 업체 루미네이트는 2일 '수출 파워 스코어(Export Power Score)'를 발표했다. 음악 수출 분야에서 특정 국가가 지닌 역량을 평가하는 지표다. 국가별 최다 스트리밍 아티스트 순위와 특정 국가로부터 음악을 수입하는 국가 수, 음악 수입국의 스트리밍 규모, 해외 청취자를 보유한 아티스트 숫자 등을 기준으로 산정한다. 한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독일과 프랑스, 푸에르토리코, 호주, 스웨덴, 브라질은 그 뒤를 이었다.
한국 음악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는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지난해 많은 스트리밍을 기록한 아티스트 상위 50걸에 한국 아티스트는 아홉 팀이 이름을 올렸다. 대만에서는 상위 10걸에 네 팀, 인도네시아에서는 상위 50걸에 세 팀이 자리했다. 한국 아티스트들은 이 밖에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모두 열두 국가에서 상위 50걸에 진입했다.
루미네이트는 일본 시장에서 K-팝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일본 밀레니얼 세대(1981년∼1996년 출생)와 Z세대(1997년∼2010년 출생) 음악 청취자의 18%가 K-팝 팬"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일본 내 K-팝 청취자는 일주일에 평균 37.3시간 음악을 듣는데, 이는 일본 내 평균적인 음악 청취자보다 6.5시간 많다. 일본 K-팝 팬들은 장르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음악을 소비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나타난 강세가 세계 최대 음원 시장인 미국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미국의 스트리밍 상위 100걸에 한국 아티스트가 한 팀도 진입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미국 CD 판매량 상위 1∼10위 음반 가운데 일곱 장이 K-팝이었다는 통계와 대조를 이룬다. 루미네이트에 따르면 스트레이 키즈의 '에이트(ATE)'는 CD 최다 판매 2위, 엔하이픈의 '로맨스 : 언톨드(ROMANCE : UNTOLD)'는 3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괴리는 K-팝 시장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K-팝 산업은 충성도 높은 팬덤을 중심에 두고 성장해왔다. 이 때문에 음반 판매 등 구매력이 반영된 지표에서는 강세를 드러내나 일반적 대중을 겨냥해야 하는 스트리밍 시장에서는 고전하는 경향이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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