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가유산청과 국외소재문화유산재단은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의 관람 편의와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무료 순환버스를 확대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11월까지 매월 네 차례 운영하고, 탑승 대상을 워싱턴 D.C. 인근에 거주하는 재외동포에서 한국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미국인 중고등학생으로 넓힌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시작으로 미국에 있는 K-공공유산의 가치를 현지인과 함께 나눌 방침"이라고 말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해부터 재외동포 사회와 협력해 순환버스를 무료로 운영하고, 다양한 문화유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올해 운영에는 워싱턴한인커뮤니티센터와 버지니아한인회, 재미한국학교 워싱턴 지역협의회, 한국어채택학교 교사협의회 등이 참여한다. 주워싱턴한국문화원도 가세해 '김밥 만들기' 등 한국 문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지난해 프로그램이 재외동포 사회에서 호평받아 확대 운영까지 계획할 수 있었다"며 "한국과 미국 국민 모두 문화유산으로서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은 1889년 2월부터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긴 1905년 11월까지 대한제국 재외공간으로 운영된 건물이다. 조선과 대한제국 시기에 걸쳐 근대화의 거점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일제는 건물을 강제 매입하고 1910년 미국인에게 매도했다. 국가유산청은 트럭 화물 운수노조 사무소, 미국 흑인 여성협회 사무소 등으로 쓰인 건물을 2012년 사들였다. 자료 조사와 복원, 리모델링 공사 등을 거쳐 2018년 역사전시관으로 개관했다. 1층과 2층은 국내외에서 발굴한 역사 문헌과 사진 자료를 바탕으로 한 복원·재현 공간, 3층은 한미관계사 등을 전시패널과 영상자료로 보여주는 전시 공간으로 조성했다.
미국 내무부 소속인 국립공원관리청(National Park Service)은 역사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판단해 지난해 9월 미국 국가사적지(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등록했다. 국가사적지로 등재된 건물에는 세금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보호와 보존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유산보호기금(Save America’s Treasures)도 지원받을 수 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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