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파블로 피카소의 작품 속에 숨겨져 있던 신비한 여인의 초상화가 125년 만에 드러났다. 지난 10일 CNN 등 외신은 런던 코톨드 미술관의 발표를 인용해 피카소의 작품을 연구하는 미술사학자들이 피카소의 한 초상화의 표면 아래 숨겨져 있던 여인의 초상을 특수 기술로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해당 작품은 피카소의 초기작으로 '마테우 페르난데스 데 소토의 초상화'(Portrait of Mateu Fern?ndez de Soto)다.
이번 발견은 런던 코톨드 미술관 전시회를 앞두고, 초상화와 관련 없는 붓 자국이 보여 적외선과 엑스선 기술로 작품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확인한 것이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기존 그림 아래로 여성의 헤어스타일과 웅크린 듯한 자세, 손가락 등이 선명하게 보인다. 특히 머리는 당시 파리에서 유행한 '시뇽'(머리를 뒤로 낮게 묶어 둥글게 말아 고정한 헤어스타일) 스타일이었다고 코톨드 미술관은 설명했다.
앞서 이 그림은 1901년 피카소가 조각가이자 친구인 '마테우 페르난데스 데 소토'를 그린 것이다. 미술사학자들은 이 그림을 그리기 전 몇 달 전 피카소가 이 도화지에 여인의 초상화를 그렸던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 캔버스에 3~4번 정도 덧칠해 작업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바너비 라이트 코톨드 갤러리 부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그림에서 (마테우) 초상화와 관련이 없는 붓 자국이 보였기 때문에 표면 아래에 무언가 숨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스캔을 시작하면 무엇을 발견할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초상화 속 여인은 그 무렵 피카소가 파리에서 그렸던 여성들과 닮았지만, 정확한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라이트 부소장은 "그녀는 피카소의 모델이었을 수도 있고, 연인이었을 수도 있고, 친구였을 수도 있다. 우리는 그의 신원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피카소가 이런 덧칠 그림을 그린 이유에 대해 "새로운 재료를 살 여유가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이미지를 다른 이미지로 바꾸는 과정을 즐겼던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작품은 오는 5월 26일까지 영국 런던의 코톨드 갤러리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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