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지난해 할리우드에서 여성 캐릭터를 앞세운 영화가 과반을 기록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에넌버그 포용정책 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미 박스오피스 100위권 영화 가운데 쉰네 편의 주인공은 여성 캐릭터였다. 서른 편에 그쳤던 2023년보다 스물네 편 늘었다.
여성 캐릭터 영화 수가 남성 캐릭터 영화를 앞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가 처음 발간된 2007년만 해도 스무 편에 불과했다. 연구소 설립자인 스테이시 L. 스미스 박사는 "성평등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는 첫 번째 해"라며 "흥행 상위 다섯 편 가운데 세 편, 열 편 가운데 다섯 편을 여성 주인공이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흐름을 주도한 영화로는 지난해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인사이드 아웃 2(6억5298만 달러)'를 비롯해 3위 '위키드(4억7251만 달러)', 4위 '모아나 2(4억5809만 달러)', 33위 '퓨리오사: 매드맥스 사가(6억747만 달러)' 등을 꼽았다.
데미 무어가 주연한 '서브스턴스(1729만달러)'도 파격적인 이야기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여배우가 다시 아름다워질 수 있는 약물을 접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여성을 일회용품으로 간주하는 문화에 강하게 반발한다.
한편 지난해 북미 박스오피스 100위권에서 유색인종 캐릭터가 주인공인 영화는 스물다섯 편에 그쳤다. 유색인종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영화도 열세 편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영화계가 미국 인구에서 유색인종 비율이 42%에 달하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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