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도로를 정비하지 않는 지역 공무원들에게 '가짜 사람 다리' 사진으로 항의한 영국인이 현지 누리꾼들에게 찬사를 받고 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 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케임브리지셔에 거주하는 제임스 콕솔씨(41)는 최근 지역 의회에 '포트홀(pot hole·파인 도로)을 보수해 달라는 민원을 냈다.

민원은 8개월 동안 해결되지 않았다. 참다 못한 콕솔씨는 공무원들의 이목을 끌 묘안을 냈다. 가짜 사람 다리에 낡은 청바지와 운동화를 입히고 빗물이 가득 찬 포트홀에 거꾸로 설치했다.

목수인 콕솔씨는 직접 솜씨를 발휘해 나무 기둥으로 다리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는 두 다리에 청바지를 입힌 뒤 그 안에 걸레를 가득 채워 넣어 부풀렸다. 또 해당 구조물을 거꾸로 세우기 위해 웅덩이 바닥에는 벽돌을 설치했다. 콕솔씨는 이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했다.

마치 사람의 하반신이 포트홀에 거꾸로 처박힌 듯한 모습에 영국 누리꾼들은 '좋아요'를 보내며 공유했다. 화제가 된 게시글은 곧 케임브리지셔 지역 의회의 반응도 이끌었다. 의회 측은 경찰관을 보내 도로를 검사하겠다면서 "필요하면 수리도 할 것"이라고 전했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온라인 유명 인사가 된 콕솔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포트홀이) 너무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라며 "이걸로 재밌는 일을 해보자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콕솔씨에 따르면 포트홀이 난 도로는 사실 인적이 매우 드문 곳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만약 반대편에서 차량이 온다면 운전자는 급정지하거나 패인 곳에 차를 몰고 갔어야 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8개월간 민원 해결을 기다리며 염증을 느꼈다면서도, 사진을 찍은 동기는 "그저 재미를 위한 것이었다"라며 "많은 사람들에게서 메시지를 받았다. 사실 저는 농담쟁이로 알려져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포트홀은 도로에 난 균열이 패인 부분이다. 주로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해빙기에 자주 나타난다. 포장도로의 균열을 차량이 통과하다 보면 점점 패인 부분이 넓어지며, 그 부분에 물이 스며들면서 포트홀은 더욱 악화한다. 심한 포트홀은 차량의 내구성을 저해하며, 포트홀을 피하려다가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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