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강한 의지로 지난해 도입된 ‘청년문화예술패스’ 사업이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됐지만, 2024년 이용률은 전체 대상자의 50% 수준에 그쳤으며, 예산 소진율도 30%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이용 편의를 높이기 위해 연령 제한을 완화하고 다수 결제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전국적인 홍보 강화도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수현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24 청년문화예술패스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이용률은 53%(6만7000명)에 불과했다. 예산 소진율 역시 31%(73억원)에 그쳐, 전체 예산 233억원 중 160억원이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19세 청년들에게 연간 10만~15만원 상당의 공연·전시 관람비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1인당 국비 1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지원금 5만원을 통해 연극, 뮤지컬, 클래식, 오페라, 발레, 무용, 국악, 전시 등 다양한 문화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순수예술 시장을 활성화하고 청년층의 문화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도입됐다.
전국 17개 시·도 중 서울의 이용률이 59%(1만5400명)로 가장 높았으며, 경기 56%(2만600명), 인천 58%(4700명), 세종 55%(700명) 순이었다. 반면 전북과 전남은 각각 42%(1800명)로 가장 낮았다.
예산 소진율도 서울이 45%(18억원)로 가장 높았으나, 전체 예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사업예산이 서울의 두 배 수준인 경기 지역의 소진율은 33%(21억원)에 그쳤으며, 인천(38%, 5억원)과 세종(40%, 1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13개 지역은 10~20%대의 낮은 소진율을 보였다.
또한, 청년문화예술패스를 발급받고도 사용하지 않은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전국 발급률은 80%(12만8000명)에 달했으나, 실제 이용률은 53%로 큰 차이를 보였다. 서울의 경우 발급률이 100%(2만6000명)였지만, 실제 이용률은 59%에 그쳤다.
2024년 총 이용 건수는 12만건으로, 이용자 6만7500명이 평균 1.8회씩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1회당 평균 사용 금액은 6만원이었다.
박 의원은 "청년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려는 좋은 취지의 제도가 예산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것은 개선이 필요하다"며 "혜택 대상을 확대하고 홍보를 강화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대상을 19세로 한정하면 모수 자체가 너무 적다"며 "마니아가 아닌 이상 혼자 공연을 보러 가는 경우가 드물고, 함께 가기에는 제약이 많아 결국 이용이 저조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홍보를 더욱 강화해 더 많은 청년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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