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17'이 7일(현지시간) 북미 공개를 앞둔 가운데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버라이어티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이 영화는 첫 주말에 스크린 3770곳에서 상영한다. 북미 박스오피스 선두를 달리는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개봉한 지 한 달이 지나가는 데다 이렇다 할 다른 개봉작이 없어 가장 많은 상영관을 확보했다. 버라이어티는 이를 근거로 첫 주 수입을 1800만 달러(약 260억원)~2000만달러(약 290억원)로 예상했다. 더불어 개봉 첫 주 세계 흥행 수입을 4000만달러(약 580억원)~4500만달러(약 650억원)로 내다봤다. 이 매체는 "심의 등급이 17세 미만의 경우 보호자나 성인 보호자의 동반이 필요한 R등급이고, 예술영화로도 분류될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을 고려하면 첫 주 2000만달러의 수익은 양호한 흥행 성적"이라고 분석했다.
'미키 17'에 1억1800만달러(약 1700억원)를 투자한 워너브라더스의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는 예상치다. 개봉 기간 흑자를 내려면 세계적으로 3억달러(약 4300억원)의 흥행 수입을 올려야 한다. 입소문을 타고 장기 흥행해야 가능한 수치다. 지난달 28일 먼저 개봉한 국내에서의 흐름을 보면 도달은 어려워 보인다. 개봉하고 나흘간 130만2987명(매출 약 130억원)을 동원했으나 그 뒤 사흘간 23만3368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일일 평균 7만7789명으로, 평일인 점을 고려해도 저조했다. 갈등 구조가 희미해 극적 긴장이 덜한데다 SF영화치고 규모가 작아 볼거리가 적다는 비판이 잇따른다. 노동, 정치 등과 관련한 다양한 담론을 양산하나 전작들보다 깊이가 얕다는 평도 주를 이룬다.
개봉을 앞둔 북미 매체에서도 평가는 엇갈린다. 뉴욕타임스(NYT)는 "봉준호 감독은 자본주의 아래 삶에 관한 재미있고 슬픈 고찰을 예상 밖의 블록버스터로 만들었다"며 "'미키 17'로 완전히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고 호평했다.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도 "오리지널 SF영화가 점점 더 희귀해지는 시기에 봉준호 감독의 장르를 넘나드는 신랄한 풍자적 시각이 과감하게 도입된 작품"이라고 극찬했다. 반면 뉴욕포스트는 "보기에 끔찍한 영화와는 거리가 멀지만, '기생충'으로 큰 성공을 거둔 봉준호 감독의 최신 영화로는 아마도 필연적으로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혹평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