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국가유산청은 경기여고 경운박물관과 함께 5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의친왕가 복식' 국가민속문화유산 지정 기념 전시를 한다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26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의친왕가 복식은 조선 고종의 아들인 의친왕 이강(1877∼1955) 집안에서 간직해온 왕실 여성의 옷이다. 예복인 원삼과 당의, 스란치마, 화관, 노리개, 궁녀용 대대(大帶·허리띠) 등 여섯 건 일곱 점으로 구성돼 있다. 의친왕비인 연안 김씨(1880∼1964)가 의친왕의 딸 이해경(95) 여사에게 전해준 것들로, 경기여고 경운박물관이 이 여사로부터 기증받아 소장하고 있다.
대중에 공개되는 원삼은 앞자락은 짧고 뒷자락은 긴 형태의 겉옷이다. 소매와 옷자락에 '수복(壽福)'이라는 글자와 꽃무늬가 조합된 문양이 장식됐는데, 당시 왕실 여성들이 착용했던 원삼의 양식을 보여준다고 평가받는다. 원삼처럼 양옆이 트인 형태의 당의는 궁중과 양반가 여성이 예복으로 착용했던 옷이다. 착용자의 신분과 권위를 나타내는 용 문양이 수놓아져 있다.
원삼, 당의와 함께 갖춰 입는 스란치마에는 봉황 아홉 마리를 장식한 구봉문(九鳳紋)이 있다.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라서 연구 가치가 크다. 왕실 여성이 당의를 착용할 때 머리 위에 썼던 화관은 두꺼운 종이로 만든 틀에 비단, 금종이, 옥 장식 등을 붙이고 좌우에 비녀를 꽂아 장식한 형태다. 노리개는 호리병 모양의 장식이 달려있어 공예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며, 궁녀 대대 두 점은 의친왕과 의친왕비가 1893년 가례를 올릴 때 제작됐다고 추정된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유물 일곱 점 실물은 물론 고화질 영상을 통해 의친왕가의 옷과 장신구들이 지닌 격조와 절제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며 "신분에 따라 색깔과 문양을 달리했던 궁중의 의생활 문화를 이해하는 동시에 우리 전통 복식이 지닌 고유의 미감과 품격을 확인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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