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0
5
0
생활
"네가 화장품까지 파는 건...좀 아니지 않니?" 코스맥스의 '과욕'
    서지영 기자
    입력 2025.04.15 06:40
    0
국내 ‘간판’ 화장품 연구·개발·생산(ODM) 기업 코스맥스가 자체 브랜드 화장품을 판매해 논란에 휩싸였다.

코스맥스는 2023년 자체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인 ‘3WAAU(이하 쓰리와우)’을 열고 같은 이름의 헤어 및 스킨케어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뷰티업계 일각에서는 “수많은 K뷰티 고객사의 내부 정보를 꿰고 있는 코스맥스가 자체적으로 화장품까지 만들어 판매하는 것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화장품·샴푸 파는 코스맥스코스맥스는 지난 2023년 맞춤형 화장품 플랫폼인 쓰리와우를 공개했다.

이 플랫폼에서는 코스맥스가 직접 만든 쓰리와우의 헤어 및 스킨케어 제품의 구매가 가능하다.

화장품 ODM 기업인 코스맥스가 B2C(기업과 개인간 거래) 사업을 시작한 셈이다.쓰리와우는 포부가 크다.

이 브랜드는 최근 뷰티 업계의 화두인 맞춤형 화장품을 표방한다.

코스맥스는 쓰리와우 화장품을 선보일 당시 추후 제품 라인업을 색조 제품까지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한국을 넘어 중국과 미국, 동남아시아 등 해외에도 진출 의지도 내보이고 있다.코스맥스는 한국콜마와 함께 K뷰티를 대표하는 화장품 ODM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화장품 수출액은 101억7800만 달러(약 14조75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한국산 화장품 인기가 치솟으면서, 코스맥스의 곳간도 두둑해지고 있다.

코스맥스는 지난해 21.9% 늘어난 2조1661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며 준수한 실적을 올렸다.

특히 순이익은 133.9% 증가한 884억원으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맥스는 2조5071억원의 매출액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상도의’ 어긋난다는 지적도 K뷰티 업계 일각에서는 코스맥스의 자체 화장품 출시가 상도의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한국은 화장품 브랜드를 쉽게 론칭할 수 있는 나라로 꼽힌다.

코스맥스나 한국콜마와 같은 ODM 회사에 의뢰하면 성분은 물론 콘셉트와 가격대까지 맞춰 제품을 제조할 수 있다.

ODM업체의 높은 기술력 덕분에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다양한 개성을 가진 K뷰티 브랜드도 급격히 늘고 있다.

당연히 ODM사는 고객사가 전개하는 브랜드의 중요 정보를 고루 꿰고 있다.

코스맥스가 자체 화장품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면서 “타사의 내부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걱정은 단순히 기우가 아닌 이유다.

화장품 브랜드를 전개하는 A사 관계자는 “ODM사는 태생적으로 고객사가 운영하는 브랜드의 내부 정보를 아주 잘 아는 구조”라면서 “콘셉트는 물론 주요 성분까지 ODM사가 다 알고 있는데 자체 브랜드를 운영하면 고객사 브랜드 입장에서는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국내 색조 중심의 브랜드 B사의 관계자 역시 “현재 헤어와 스킨케어 제품을 주로 만들어 판다고 하지만, 추후 얼마든지 색조까지 라인업을 늘릴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ODM사를 전적으로 믿고 제품을 출시하는 우리로서는 (언제 비슷한 콘셉트가 나올지 모르니) 불안하다”고 했다.

동종업계도 ‘소탐대실’ 우려 ODM 업계에서도 코스맥스의 이같은 행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국내 ODM 기업의 한 관계자는 “ODM사를 운영하다 보면 ‘우리도 화장품을 출시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생긴다.

회사 내부에서도 그런 유혹이 계속 들어온다”고 털어놨다.

뷰티 제품의 모든 것을 워낙 잘 알고 있고, K뷰티가 글로벌에서 선전하면서 ‘사업을 더 확장해 매출을 키울 수 있다’는 욕심이 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우리는 ‘고객사와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철학으로, 고객사와 신뢰를 지켜가는 것을 우선하지 않으면 추후에 문제가 생길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경수 코스맥스 회장은 지난달 ‘2025 큐텐재팬 K뷰티 메가 콘퍼런스’ 당시 코스맥스가 OBM(제조업자 브랜드 개발 생산)을 통해 K뷰티 브랜드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OBM은 제조사의 전문가들을 통해 개발한 브랜드를 포함해 패키지 디자인과 개발·생산, 마케팅 전략을 두루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 회장이 OBM에 고삐를 쥔 가운데 자체 화장품까지 판매하는 것은 자칫 ‘소탐대실’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쓰리와우 플랫폼을 론칭했을 때부터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밝혔다”며 “화장품 출시는 데이터 수집이라는 목표를 위해 이뤄진 것으로, 이를 바탕으로 고객사와 함께 하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관계자
    #뷰티
    #업계
    #고객
    #와우
    #화장품
    #과욕
    #브랜드
    #자체
    #코스맥스
트렌드 뉴스 모아보기
이 기사, 어떠셨나요?
  • 기뻐요
  • 기뻐요
  • 0
  • 응원해요
  • 응원해요
  • 0
  • 실망이에요
  • 실망이에요
  • 0
  • 슬퍼요
  • 슬퍼요
  • 0
댓글
정보작성하신 댓글이 타인의 명예훼손, 모욕,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등에 해당할 경우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신순
    추천순
    답글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생활 주요뉴스
  • 1
  • 하나은행, 하나원큐 혜택 페이지 '놀이터' 컨셉으로 새 단장
    일간스포츠
    0
  • 하나은행, 하나원큐 혜택 페이지 '놀이터' 컨셉으로 새 단장
  • 2
  • 하나투어, MZ감성 콘텐츠로 '2030세대 놀이터' 자리매김
    일간스포츠
    0
  • 하나투어, MZ감성 콘텐츠로 '2030세대 놀이터' 자리매김
  • 3
  • 코빗, 경영진 및 전사 직원 대상 준법교육 실시
    일간스포츠
    0
  • 코빗, 경영진 및 전사 직원 대상 준법교육 실시
  • 4
  • 꼬아야 여름 준비 끝! 무신사, 위빙백 거래액 9배 급증
    일간스포츠
    0
  • 꼬아야 여름 준비 끝! 무신사, 위빙백 거래액 9배 급증
  • 5
  • 파세코, 5년 만에 바디드라이어2 출시… 대중화 가속도 낸다
    일간스포츠
    0
  • 파세코, 5년 만에 바디드라이어2 출시… 대중화 가속도 낸다
  • 6
  • 검찰 경영권 분쟁 후 고려아연 첫 압수수색
    일간스포츠
    0
  • 검찰 경영권 분쟁 후 고려아연 첫 압수수색
  • 7
  • 에이피알, 자사 브랜드로 채운 홍콩 팝업 성료하며 글로벌 위상 강화
    일간스포츠
    0
  • 에이피알, 자사 브랜드로 채운 홍콩 팝업 성료하며 글로벌 위상 강화
  • 8
  •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서 매달 '수장고 문화산책' 개최
    아시아경제
    0
  •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서 매달 '수장고 문화산책' 개최
  • 9
  • [부고] 마정민(한국관광공사 홍보팀장)씨 부친상
    일간스포츠
    0
  • [부고] 마정민(한국관광공사 홍보팀장)씨 부친상
  • 10
  • 현대차, 상품성 강화 ‘2025 코나’ 출시
    일간스포츠
    0
  • 현대차, 상품성 강화 ‘2025 코나’ 출시
트렌드 뉴스
    최신뉴스
    인기뉴스
닫기
  • 투표
  • 스타샵
  •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