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가수 겸 배우 이승기가 전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대표 권진영)와의 미지급 정산금 변론기일에 출석해 아직도 정산금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피해를 호소하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후배들은 같은 피해를 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15일 오전 11시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 20부 심리로 후크가 이승기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이승기는 이날 오전 10시 40분께 검은색 슈트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법원에 출석했다. 이승기는 “정산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했으며 후크 측은 “오히려 이승기에게 정산금 이상의 돈을 줬다”고 반박했다.
이승기와 전 소속사는 정산금을 둘러싼 갈등으로 2022년부터 재판 중이다. 27장의 앨범을 내고 137곡을 발표해 96억원의 수익을 올렸지만, 소속사로부터 음원 수익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는 것이 이승기 측 입장이다. 후크 측은 이승기에게 미지급 정산금 약 13억원과 지연이자 등을 포함해 총 54억원을 지급한 후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오히려 이승기에게 광고 활동 정산금을 실제보다 많이 지급했다며 9억원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게 후크의 주장이다.
이승기는 이날 재판에서 자신이 적어온 글을 읽는 시간을 허락받았다. 그는 “나는 18년간 콘서트. 앨범 판매, 방송 활동 등에 대한 정산을 제대로 못 받았다”며 “재판부 요청에 자료를 제출하는 후크를 보면서 내가 요청했을 때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던 모든 자료가 존재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논점을 흐리는 (후크 측의) 준비서면들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답답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내가 정산금을 요구하니 나중에야 정산금을 지급하려고 했다”며 “내가 왜 음원 수입을 물어서야 받을 수 있는 거냐”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또 “최근 ‘이승기 사태 방지법’이 생겨 다행”이라면서도 “후크만의 일이 아니다. 여전히 어린 친구들은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 재판부에서 나와 같이 어린 나이에 연예계 활동을 하는 후배들이 정산금으로 괴로워하는 일이 없도록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을 마친 후 ‘공판이 진행되는 동안 후크엔터로부터 연락이나 정산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은 게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혀 연락도 없었다. 정산해주겠다는 얘기도 전혀 못 들었다”고 답했다.
재판부는 오는 2025년 1월 17일을 선고공판일로 잡았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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