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 이후 18년만 로코…정유미 "처음에는 눈만 마주쳐도 무서웠다"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궁'에서 연기한 인물이 풋사과라면, 이번 작품에서 제가 연기한 인물은 애플망고죠. 잘 익어서 질감은 물컹거리지만 느끼하지 않고 상큼한 그런 캐릭터입니다."
배우 주지훈이 데뷔작 '궁' 이후 18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로 돌아온다.
주지훈은 18일 오후 서울 구로구 한 호텔에서 열린 tvN 드라마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 제작발표회에서 "추운 겨울에 전기장판을 틀어놓고 귤을 까먹는 것처럼 편안한 기분을 느끼시면 좋겠다"며 "따스하고 포근한 핫팩 같은 느낌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랑은 외나무다리에서'는 대대로 원수 사이인 집안에서 같은 날 같은 이름으로 태어난 석지원과 윤지원이 18년 만에 다시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 코미디다.
독목고등학교 이사장 석지원 역에는 주지훈이, 독목고 체육교사 윤지원 역에는 정유미가 출연한다. 고등학생 시절 서로를 좋아했으나 아픈 이별을 경험해야 했던 두 인물은 36세의 나이로 재회해 다시 얽히게 된다.
주지훈은 "세 살 버릇 여든 간다고 겉으로는 마음을 숨기려 하지만, 윤지원을 만나며 나도 모르게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캐릭터"라며 "(맡았던 역할 중) 가장 많이 웃음을 유발하는 캐릭터다. (윤지원에게) 맞기도 많이 맞았다"며 웃었다.
주지훈과 정유미는 이번 작품으로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로 복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주지훈은 18년 만에, 정유미는 2014년 '연애의 발견' 이후 10년 만에 로맨틱 코미디 작품에 출연한다.
정유미는 "지훈 씨가 영화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많이 나와서 처음에는 눈만 마주쳐도 무서웠다"며 "그런데 촬영하면서 편안하게 연기하는 모습들이 재밌었다. 가끔 애드리브를 보여줄 때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윤지원을 짝사랑하는 체육과 교생 공문수(이시우 분), 석지원을 짝사랑하는 수학교사 차지혜(김예원 분) 등 조연들의 존재감도 볼거리다.
김예원은 "윤지원을 친구로서 생각도 하고 석지원을 짝사랑하는 캐릭터라 차가운 느낌으로 연기했다"며 "그런 성격이 두 사람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 달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으로는 '김비서가 왜 그럴까', '환혼' 시리즈의 박준화 감독과 '구르미 그린 달빛'을 공동 집필한 임예진 작가 등이 참여했다.
로맨스 장르 연출에 자신이 있었다는 박준화 감독은 "시청자들도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힐링하며 볼 수 있도록 노력하며 재밌게 만들었다"며 "개인적으로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돌이켜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 두 인물을 통해 마음속 순수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우들 역시 두 주인공이 티격태격 다투는 모습에서 어릴 적 추억과 향수를 발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주지훈은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는 소년과 소녀가 있고 순수한 모습이 있다"며 "어떨 때는 귀엽고, 어떨 때는 응원하게 되는 두 사람을 보며 시청자들도 각자의 향수를 느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날씨도 추워지는데, 이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에는 따뜻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유미)
23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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