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황규준 기자] SNS 등을 통해 친분을 쌓은 뒤 돈을 갈취하는 연애 빙자 사기, 즉 ‘로맨스 스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점점 더 교묘해지는 수법에 올해 상반기 집계된 피해 금액만 454억 원에 달했다.
경기도 양주에서 홀로 아이를 키우고 있는 40대 남성 박 씨는 지난 8월 인스타그램 디엠을 통해 한 여성과 연락을 시작해 연인처럼 대화를 주고받았다. 어느 날 그녀는 “금 단기 투자로 큰돈을 벌 수 있다”며 투자를 제안했다. 처음엔 미심쩍은 마음으로 돈을 투자한 박 씨는, 입금한 660만 원이 870만 원이 되어 돌아오자 그녀를 더 신뢰하게 되었다. 하지만 이는 그녀가 던진 미끼에 불과했다. 이번엔 더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 1억 원을 투자했지만, 결국 한 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그녀’를 믿었다가 전 재산을 잃은 박 씨는 결국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인천에 거주하는 20대 남성 김 씨도 이성을 사귀고자 만남 앱을 깔았다가 변을 당했다. 앱에서 만난 여성이 호감이 있는 척 다가와 악성 해킹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만든 뒤 이른바 ‘몸캠’을 유도한 것이다. 사기범은 150만 원을 보내지 않으면 김 씨의 지인들에게 ‘몸캠’ 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협박했다. 계속되는 협박을 차단하려 번호를 바꾼 뒤에도 김 씨는 한동안 불안에 떨어야 했다.
‘로맨스 스캠’이 다양한 양태로 진화하는 사이, 대표적인 비대면 사기인 보이스피싱 또한 그 수법이 더욱 악랄해지고 있다. 지난 7월, 60대 여성 강 모 씨는 전세금 16억 원을 모두 사기당했다. 시작은 카드 배송원으로 위장한 보이스피싱범의 카드 배달 안내 전화였다. 본인확인을 하라며 악성 앱 설치를 유도한 사기범은 강 씨의 스마트폰을 이른바 ‘좀비폰’으로 만들고 순식간에 예금 5개를 해지했다. 그러고는 국가기관을 사칭해가며 강 씨를 정신적으로 압박해 통장에 있던 16억 원을 모두 갈취했다. 강 씨의 가족들은 이 과정에서 은행 측의 과실이 크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상 금융거래 계좌로 탐지되어 계좌가 정지되는 등 중간에 막을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음에도 은행이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언론과 유튜브를 이용해 가짜 해외채권 투자를 홍보하는 사기, 특정 직종만을 노린 맞춤형 사기 등 새로운 유형의 비대면 사기 수법들이 쏟아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범죄 중 사기 사건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검거율은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뉴스토리>에서는 비대면 사기의 위험성을 여러 차례 경고했지만, 피해는 끊이지 않고 있다. 제보자들은 ‘한번 당하면 피해 회복은 거의 불가능하다’며, 지속적인 ‘보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주 <뉴스토리>는 끊이지 않고 있는 신종 비대면 사기 피해 사례를 취재하고 그 예방책을 모색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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