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2' vs '조명가게'…OTT 시리즈의 길어진 부진 만회할 수 있을까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올해 초부터 이렇다 할 만한 대형 흥행작을 내놓지 못한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가 연말연시 대역전을 노린다.
세계적인 관심이 쏠린 '오징어 게임' 시즌2부터 강풀 작가의 디즈니+ 신작 '조명가게'까지. 쟁쟁한 배우들과 제작진이 완성한 기대작들이 12월 중 베일을 벗으면서 오랜만에 방송가가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지난해만 해도 '더 글로리'(넷플릭스)와 '무빙'(디즈니+) 등으로 '대박'을 터트렸던 글로벌 OTT는 올해 그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화제성 조사 회사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방송되거나 공개된 드라마 중 화제성 1위에 오른 프로그램은 지난 10월을 기준으로 집계했을 때 총 11편이었으며, 그중 OTT 시리즈는 한 편도 없었다.
제작비 700억원을 쏟아부은 넷플릭스 '경성크리처'의 시즌2, 대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출연으로 기대를 모았던 디즈니+ '삼식이 삼촌' 등이 올해 공개됐지만, 모두 TV 드라마에 밀려 주목받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아직 승부는 끝나지 않았다. 넷플릭스와 디즈니+는 연말 '한판 대결'을 노리며 막판 스퍼트에 한창 열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가 기대를 건 구원투수는 오는 26일 베일을 벗는 '오징어 게임' 시즌2다.
2021년 공개 당시 한국 작품으로는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에서 인기 작품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은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며 역대 넷플릭스의 모든 콘텐츠 가운데 최고 흥행 성적을 거뒀다.
시즌2와 3을 함께 제작했다는 '오징어 게임'은 제작비가 1천억원에 달한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주연을 맡은 이정재, 이병헌을 비롯해 새로 합류한 이진욱, 임시완, 강하늘, 박성훈, 양동근 등 출연배우들의 면면부터 화려하다.
암호화폐 투자 방송 유튜버(임시완)와 그를 믿었다가 투자 실패로 거액을 잃은 여자(조유리),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엄마와 함께 게임에 참여한 아들(양동근) 등 흥미로우면서도 자극적인 설정들이 눈길을 끈다.
넷플릭스 코리아가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오징어 게임' 시즌2 공식 메인 예고편 영상은 일주일 만에 조회수 약 140만회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은 예고편 영상 속 단서를 찾아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추리해내며 공개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넷플릭스에 '오징어 게임' 시즌2가 있다면, 디즈니+에는 '조명가게'가 있다. 지난해 '무빙'으로 흥행에 성공했던 강풀 작가와 다시 한번 손잡고 선보이는 회심의 대작이다.
지난 4일 4회까지 공개된 '조명가게'는 삶과 죽음, 그 중간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어두컴컴한 동네 끝에 하루 종일 불이 꺼지지 않는 의문의 조명가게를 배경으로 그곳을 찾아오는 수상한 사람들의 사연을 풀어낸다.
디즈니는 지난달 싱가포르에서 열린 '디즈니 콘텐츠 쇼케이스 APAC(아시아태평양) 2024'에서 '조명가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드러냈다. 행사에서 소개된 모든 작품 중 유일하게 편집본 시사와 기자간담회를 함께 진행했으며, APAC 오리지널 콘텐츠 중 가장 먼저 소개됐다.
'조명가게'는 호러 장르인 만큼 진입장벽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원작 웹툰이 워낙 탄탄한 팬층을 갖추고 있어 대중적인 흥행도 기대해볼 만하다. 주지훈, 박보영, 김설현, 이정은, 엄태구 등 배우들이 총출동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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