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2 전편 미리 본 평론가들의 감상평…"시즌1 장점 그대로"
캐릭터 서사 풍부해졌지만…"시즌3 예고편 같다"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시즌2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보고 나니 충분히 전작만큼의 화제성을 가져올 수 있을 만한 속편이라고 생각됩니다." (윤성은 영화평론가)
"시즌1이 세계관을 보여줬다면, 시즌2는 그보다 더 깊은 이야기입니다. 단점이 없지는 않지만, 시즌1을 재밌게 봤다면 이번에도 만족할 듯합니다." (강병진 영화평론가)
넷플릭스 최고 기대작 '오징어 게임' 시즌2 전편을 미리 본 평론가들은 "시즌2가 전작만큼의 화제성을 얻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보는 이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는 갈리겠지만, 글로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시즌1의 장점을 살려내면서도 새로운 소재를 버무려 차별화된 재미를 전한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 한층 더 깊어진 이야기…다채로운 캐릭터 서사가 관전 포인트
넷플릭스가 진행한 '오징어 게임' 시즌2 전편 시사회에 참석했던 평론가들은 이야기의 규모가 시즌1에 비교해 크고, 깊어졌다고 말한다.
드라마는 돈이 절박한 사람들을 모아 밀폐된 공간에서 여러 게임을 진행하고 탈락자에게는 죽음을, 단 한 명의 승자에게는 456억원이라는 거액을 상금으로 주는 게임을 소재로 한다.
시즌2는 게임에서 우승해 수백억대 자산가가 된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이 게임을 멈추기 위해 참가자로 다시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강병진 영화평론가는 "이번 시즌에서는 시즌1에서 잠깐 스쳐 지나가듯이 보여준 캐릭터들의 서사를 확장해서 풀어낸다"며 "딱지맨(공유), 프론트맨(이병헌)을 비롯해 참가자들과 게임 진행요원들에 대한 이야기도 풍부하게 풀어내며 시즌3를 기대하게끔 만든다"고 평가했다.
다채로운 캐릭터 서사를 비롯해 새로 추가된 게임들과 게임 진행 규칙도 이야기에 색다른 재미를 더하는 관전 포인트다.
이번 시즌에서 참가자들은 분기마다 게임을 중단하고 나갈 것인지를 묻는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김현수 대중문화평론가는 "게임보다 투표 과정에 대한 묘사가 더 많을 정도로 드라마는 찬반 투표를 중요한 소재로 다뤄내는데, 협력과 배신 등 참가자들 간의 갈등 양상이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많이 부각돼서 보는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 한국적 정서로 차별화…시즌1 장점은 그대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와 딱지치기, 달고나 뽑기 등 한국 놀이를 세계적으로 유행시켰던 '오징어 게임'은 이번 시즌에서도 한국적인 색깔을 진하게 담았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시즌1의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했던 한국적인 정서가 이번 시즌에서도 눈에 띈다"며 "가수 신해철의 '그대에게' 등 옛 가요들이 등장하는데, 한국 고유의 정서를 살려낸 점이 오히려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뚜렷한 차별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현수 평론가도 "제기차기, 비석치기 등 한국 전통 놀이가 등장하는데, 이렇게 한국적인 소재에 집중한 게 오히려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더 화제가 될 것 같다"고 짚었다.
다음 전개를 궁금하게 만드는 스토리텔링의 힘도 여전하다고 한다.
인간성을 믿는 성기훈과 이를 불신하는 프론트맨은 대립하고, 상대의 신념을 꺾기 위해 맞붙는다.
윤성은 평론가는 "시즌제 특성상 시즌1만큼 신선하거나 충격적이지는 않지만,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박진감을 잘 살린 장면들이 눈에 들어왔다"며 "중간중간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보게 만드는 힘은 분명하다"고 평했다.
◇ "시즌3의 예고편 같은 느낌"…아쉬운 부분도 뚜렷
평론가들은 모두 "시즌1에 버금가거나, 그를 뛰어넘는 화제성을 얻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다만, 화제성과 별개로 시청자들의 평가에 있어서는 우려되는 지점들도 뚜렷하다.
우선 게임을 멈추기 위해 모든 것을 내건 주인공 성기훈에게 쉽게 공감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황영미 영화평론가는 "시즌1의 성기훈은 인간적이고, 짠한 매력이 있었는데, 이번 시즌에서 성기훈은 마치 전지전능한 존재처럼 그려진다는 점이 아쉬웠다"며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장면도 더러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1보다 자극적이고 잔인한 장면들이 많아 보기 불편할 수 있다는 반응도 있다.
강병진 평론가는 "인물 서사에 공을 들이다 보니 후반부에 사람들이 하나씩 죽어 나가는 과정에서 감정 소모가 크게 느껴진다"며 "단체 총격전도 나오는데, 분량이 필요 이상으로 길고, 연출이 지나치게 적나라하다고 느껴지는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차곡차곡 긴장감을 쌓아 올리다가, 모든 답을 시즌3으로 미룬 채 끝을 내렸다는 점도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로 꼽힌다.
김현수 평론가는 "명확한 설명 없이 계속 궁금증만 자아내다 보니 작품 자체가 전초전처럼 느껴졌다"며 "시즌2가 마치 시즌3의 예고편 같다는 인상을 지우기 힘들다"고 말했다.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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