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첫 오컬트 장르로 ‘더 글로리’에 이어 또 한 번 도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내달 24일 개봉하는 ‘검은 수녀들’은 지난 2015년 개봉한 ‘검은 사제들’의 두 번째 이야기다.
장재현 감독이 연출하고 김윤석, 강동원이 출연한 ‘검은 사제들’은 개봉 당시 544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시장에 오컬트 열풍을 일으켰다.‘검은 수녀들’은 ‘검은 사제들’의 세계관을 공유, 확장해 뻗어나가는 작품이다.
영화는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 희준(문우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검은 사제들’을 이끈 두 명의 구마 사제는 두 명의 수녀 유니아와 미카엘라로 바뀌었다.송혜교는 이중 유니아 수녀를 연기했다.
굽히지 않는 기질과 강한 의지의 소유자로 거침없는 성격에 돌발행동을 일삼는 요주의 인물이다.
언제 올지 모르는 구마 사제를 기다리기엔 희준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판단한 그는 구마가 허락되지 않은 신분임에도 불구, 희준을 살리겠다는 의지 하나로 직접 의식을 치르기 위한 준비를 한다.송혜교는 유니아를 놓고 “저돌적인 성격으로 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아끼지 않는다.
수녀로 하지 말아야 할 행동도 하고 말도 거칠지만 굳건한 진심을 가진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송혜교는 이러한 유니아의 양면적 모습, 이를 테면 냉정하면서도 따뜻하고 동시에 강인한 면모를 세밀하게 그려낼 전망이다.
‘검은 수녀들’은 송혜교가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10년 만에 내놓는 한국 영화란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송혜교는 지난 2014년 개봉한 ‘두근두근 내 인생’ 이후 중국 오우삼 감독의 영화 ‘태평륜’ 시리즈 등 외화나 ‘태양의 후예’, ‘남자친구’ 등 드라마 작업에 주력해 왔다.
그 과정에서 배우로서 여러 변곡점도 맞이했다.
특히 2022년, 2023년 공개돼 신드롬급 화제를 불러 모았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연기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송혜교는 학교폭력 피해자의 처절하고 비극적인 삶의 곡절을 고스란히 체화하며 복수와 구원, 희망을 이야기했다.송혜교는 ‘더 글로리’를 통해 메마름, 처연함 등 그간 보여준 적 없는 얼굴과 호흡으로 캐릭터를 빚어내며 배우로서 진가를 재평가받았다.
무엇보다 대중은 송혜교가 자신의 주 무대이자 성공이 보장된 로맨스 판을 스스로 벗어나 또 다른 세계를 열었다는 점에서 크게 열광했다.신작 ‘검은 수녀들’에 기대가 쏠리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장르물, 도전이란 큰 틀에서 보면 ‘검은 수녀들’ 역시 ‘더 글로리’의 연장선에 있다.
‘검은 수녀들’은 전형적인 오컬트물로, 송혜교가 처음 접하는 장르다.“또 다른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는 송혜교는 ‘검은 수녀들’을 통해 그간의 작품은 물론, ‘더 글로리’와도 다른 낯선 얼굴을 꺼냈다는 귀띔이다.
‘검은 수녀들’ 측은 “송혜교는 섬세한 표현력으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새로운 캐릭터를 완성했다.
여기에 묵직한 카리스마로 대체 불가한 존재감까지 발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송혜교는 그간 드라마 쪽에서 쌓아둔 인지도, 신뢰도가 상당한 배우다.
특히 최근 ‘더 글로리’에서 굉장한 연기력을 보여줬다”며 “단순히 귀엽고 예쁜 청춘스타가 아니라 연기력으로 작품을 장악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여세를 영화로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말했다.이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는 물론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오컬트라는 장르 자체에 대한 관심이 커진 만큼 주목도가 더욱 높을 거라 예상된다”며 “어쨌든 송혜교란 배우에게는 상당한 도전이 될 거다.
만약 ‘검은 수녀들’로 성공적인 성과를 낸다면 배우로서 위상은 한 차원 더 올라갈 수 있다.
더욱 롱런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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