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 총 9천여석 매진…"우리 키워드는 파워 청순·격정 아련"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4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려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해요."(신비)
걸그룹 여자친구는 1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 '시즌 오브 메모리즈'(Season of Memories) 앙코르 무대에서 끝내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멤버들이 부르는 신곡 '올웨이즈'(Always)의 신나는 멜로디와 대조적으로 객석 곳곳에선 흐느끼는 팬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팀의 리더 소원은 "우리는 꼭 또 만나자"며 "(팀 활동 중단 당시) 4년 전 많은 일이 있었지만, '버디'(팬덤명)는 (영문을 몰라) 답답했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또다시 좋은 날을 보내게 됐고, 그러니 무거운 마음은 조금 잊고 행복하기만 했으면 좋겠다.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무대에서는 "서로 다른 우리가 10년간 하나로 뭉칠 수 있던 것은 기적"이라고도 했다.
예린도 "무대에서 멤버들과 눈을 마주치는 게 행복하다는 걸 알게 돼 더 많이 마주치려 했다"며 "(과거) 소속사 직원들이 3명, 4명이던 시절부터 '우리가 1위 할 수 있을까, 콘서트는 열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어느덧 10년 차가 됐다. 콘서트도 멋지게 할 수 있는 그룹이 돼 행복하다. 앞으로 우리가 어떤 길을 가든 항상 빛이 돼 달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2015년 1월 중소 기획사 쏘스뮤직에서 데뷔한 여자친구는 치열한 3세대 아이돌 시장에서 '오늘부터 우리는', '귀를 기울이면', '시간을 달려서', '밤' 등의 히트곡을 내며 정상급 걸그룹으로 활약했다.
이후 2021년 소속사와 계약 만료로 단체 활동을 중단했으나 이달 13일 스페셜 앨범 '시즌 오브 메모리즈'(Season of Memories)를 발표하며 팀을 재가동했다.
여자친구는 이번 콘서트에서 대표곡과 신곡 등을 풍성하게 풀어내며 '버디'와 10주년을 자축했다. 지난 17일부터 3일간 열린 이번 콘서트는 총 9천여석이 매진됐다.
멤버들은 팬을 향한 오랜 갈증을 해소하려는 듯 시작부터 '오늘부터 우리는', '너 그리고 나', '귀를 기울이면' 같은 대표곡을 잇달아 선보였다.
그룹 특유의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멜로디와 고난도 칼 군무가 팬들의 흥을 돋웠고, 관객의 '우렁찬' 응원이 열기를 더했다.
엄지는 "여자친구의 키워드가 2개 있는데 바로 '파워 청순'과 '격정 아련'이다. '하늘하늘한 아련'이 아니다"라며 "격정적으로 표현해서 이 아련함을 여러분이 2배 더 체감하도록 하는 게 여자친구만의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멤버들은 데뷔 초 어느 치킨 광고를 찍었다가 업체 측의 실수로 판촉물에 '전속모델 여자 치킨'이라고 인쇄됐다는 일화나 콘서트용 영상을 찍는 날 서울에 첫눈이 펑펑 내린 일 등 지난 시간 겪은 에피소드도 들려주며 팬들과 추억을 공유했다.
예린은 "우리 노래에 한국어 가사가 많아 교과서에도 실렸다. 바로 '너 그리고 나'"라며 "예상치도 못한 업적을 쌓으면서 나중에 손자·손녀에게도 자랑스러운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행복하다"고 뿌듯해했다.
여자친구에게 TV 음악 방송 첫 1위이자 15관왕을 안겨 준 히트곡 '시간을 달려서'가 흘러나오자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달았다.
'미처 말하지 못했어 다만 너를 좋아했어 / 어린 날의 꿈처럼 마치 기적처럼 / 시간을 달려서 어른이 될 수만 있다면 / 거친 세상 속에서 손을 잡아줄게'라는 가사는 마치 4년간 기다린 팬을 향한 고백 같이 들렸다.
여자친구는 이날 코로나19 기간에 무관객으로 음악 방송에서 선보인 '마고'(MAGO)와 '애플'(Apple) 무대도 보여줬다. 이어지는 강렬한 퍼포먼스에 노래를 마치고 모두 바닥에 '털썩' 주저앉기도 했다.
멤버들은 데뷔곡 '유리구슬', 10주년 기념 스페셜 앨범 타이틀곡 '우리의 다정한 계절 속에' 등을 앙코르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여자친구는 3월 일본 오사카·요코하마, 홍콩, 대만 가오슝·타이베이 등에서 아시아 투어로 공연의 열기를 이어간다.
"멋진 날 다시 만난 우리는 더 튼튼하고, 멋지고, 깊어졌어요. 혹여나 우리가 다시 멈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이 소중한 마음을 가지고, 또 다른 멋진 시간을 시작하리라는 씩씩한 마음을 갖길 바라봅니다. 오랜만에 6명의 풋풋한 열정을 느낄 수 있어 즐거웠어요."(엄지)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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