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홍상수 감독의 서른세 번째 장편 영화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가 다음 달 13일 개막하는 제75회 베를린영화제에 초청됐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이 영화를 포함한 경쟁 부문 초청작 열아홉 편을 발표했다.
제작사 전원사에 따르면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30대 시인 동화가 연인 준희의 집에 우연히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하성국과 권해효, 조윤희, 강소이, 박미소 등이 출연했다. 홍 감독은 연출·제작·각본·촬영·편집·음악을 맡았고, 연인인 김민희는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국내에서 올 상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재클린 리앙가 베를린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인간관계의 흐름에 깊은 통찰을 제공하는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코미디"라고 소개했다. 트리시아 투틀스 베를린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영화를 이뤄내는 형식의 언어와 그 리듬, 그리고 영화 안에 담긴 통찰을 사랑하며 봤다"며 "사람들과 그들 사이에 흐르는 흐름을 직관적이면서도 익살스럽게 전달한다"고 극찬했다.
홍 감독은 1997년 포럼 부문에서 소개된 데뷔작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을 시작으로 연출작 열두 편을 베를린영화제에서 상영하게 됐다. 2020년 '도망친 여자'부터는 6년 연속 초청받았다.
그는 트로피도 다섯 번 들어 올렸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우주연상(김민희),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인트로덕션'으로는 은곰상 각본상, '소설가의 영화'로는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여행자의 필요'로는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그 자연이 네게 뭐라고 하니'는 경쟁 부문에서 리처드 링클레이터가 연출하고 이선 호크가 주연한 '블루 문', 제시카 채스테인이 출연한 미셸 프랑코 감독의 '드림스' 등과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두고 겨룬다. 심사위원장은 '벨벳 골드마인', '캐롤' 등을 연출한 토드 헤인스 감독이다.
한편 다음 달 23일까지 열리는 베를린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은 스페셜 갈라 부문, 민규동 감독의 '파과'는 포럼 부문에서 각각 관객을 만난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