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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IS리뷰] ‘검은 수녀들’ K오컬트에 녹인 여성 연대의 힘 [무비로그①]
    장주연 기자
    입력 2025.01.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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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치 못한 변주와 확장이다.

‘검은 수녀들’이 ‘검은 사제들’과 같은 듯 다른 매력으로 관객을 흡인한다.

송혜교라는 배우의 힘과 연대라는 메시지가 새로운 동력이 됐다.‘검은 수녀’로 불리는 유니아(송혜교)는 소년 희준(문우진)의 몸에 숨어든 악령이 잡귀가 아닌 12형상 중 하나라고 확신한다.

당장 올 수 없는 구마 사제만을 기다리다가는 부마자가 희생될 상황.

이에 유니아는 ‘서품을 받지 못한 수녀는 구마를 할 수 없다’는 금기를 깨기로 한다.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모두의 만류 속 구마를 부정하는 희준의 담당의 바오로(이진욱) 신부까지 그의 앞을 가로막는다.

희준을 병원에서 빼내기 위해 방법을 찾던 유니아는 바오로의 제자 미카엘라(전여빈) 수녀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미카엘라는 고민 끝에 힘을 보태기로 하고, 두 수녀는 소년을 살리기 위한 위험한 의식을 시작한다.‘검은 수녀들’은 지난 2015년 개봉한 장재현 감독의 ‘검은 사제들’과 연결된 이야기다.

‘검은 사제들’은 장르의 문법을 착실히 구현하며 오컬트 불모지 대한민국에서 544만 관객을 동원, 한국 상업영화의 지평을 넓혔다.‘검은 수녀들’은 전편의 핵심 소재였던 구마(사령을 쫓아내는 일), 부마자(사령이 깃든 사람), 12형상(장미십자회에서 일련번호를 붙여 분류한 사령) 등으로 ‘검은 사제들’의 세계관을 이어간다.

메가폰을 잡은 권혁재 감독은 소년의 몸에 깃든 악령 퇴치를 위해 구마 의식을 행하는 수녀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스릴과 공포를 쌓아나간다.

전편과의 가장 차별화된 요소는 극을 이끄는 두 인물이 신부에서 수녀로 옮겨갔다는 점이다.

플롯 자체는 세상의 어둠마저 체화한 이와 삶의 혼란기에 있는 이가 갈등하다 교감하는 버디 무비 구조를 동일하게 따른다.

하지만 성별의 전환이 금기를 깬다는 설정으로 연결되면서 전에 없던 극적 긴장과 재미를 챙겼다.

물론 단순 재미를 좇는 데 그치는 작품은 아니다.

극중 두 수녀는 매 순간 자신의 파멸을 각오하고 악령에 맞선다.

오직 소년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달려드는 두 수녀의 집요하고 대담한 모습은 일견 숭고하기까지 하다.

특히 예상을 뛰어넘는 엔딩은 오컬트 영화에서 기대하기 힘든 묵직한 여운을 안긴다.천주교의 구마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무속신앙이란 또 다른 종교를 적극 침투시켰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영화는 가톨릭을 기반으로 하지만 여기에 깊이 천착하지 않는다.

오히려 소년을 살리고자 제 발로 무녀를 찾아가고 굿까지 응하는 수녀들을 통해 또 다른 형태의 연대를 그린다.

이러한 방식은 종장의 구마 예식에서도 활용되며 중요한 것은 진실된 마음과 믿음이란 메시지를 전달한다.송혜교란 배우의 스타성을 활용했다는 것 역시 ‘검은 수녀들’만의 강점이다.

카메라는 약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 동안 꽤 자주 송혜교 얼굴 가까이에 머문다.

오프닝부터 시작되는 잦은 클로즈업은 주인공의 심경 변화를 관객에게 전이시키는 동시에 그 자체로서 특별한 볼거리를 만든다.

압권은 엔딩, 불과 맞서는 송혜교다.작품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인 미카엘라 수녀, 전여빈의 호연도 눈에 띈다.

전여빈은 미카엘라의 찰나의 감정 변화까지 포착해 내며 서사의 틈을 메운다.

선배 송혜교와 함께 만들어내는 팽팽한 긴장감도 좋다.

다만 유니아 외 캐릭터들에 부여한 다양한 사연이 밀도 높은 드라마로 연결되지 못한 채 표류하는 건 아쉽다.

또 종교 문외한에게는 친절하지 못한 설명이 진입 장벽이 되고, 오컬트 마니아에게는 사령이란 존재에서 나오는 시청각적 섬뜩함의 부재가 한계로 남는다.영화 ‘해결사’, ‘카운트’ 등을 연출한 권혁재 감독의 신작으로 ‘검은 사제들’을 만든 영화사 집에서 제작했다.오는 24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장주연 기자 jang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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