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정상훈기자] 경상남도 함양의 작은 마을, 이른 아침부터 구수한 빵 굽는 향기가 퍼진다. 남편은 주방에서 반죽을 빚고, 아내는 밝은 미소로 손님을 맞이한다. 그러나 이들의 하루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오전에는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오후에는 빵집을 운영하며, 집에 돌아가면 세 아이를 돌보는 바쁜 일상이 이어진다.
KBS 1TV 시사/교양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는 24일부터 28일까지 경상남도 함양의 한 작은 빵집을 운영하는 부부의 이야기를 전했다.
빵집 주인장 오이찬(39) 씨는 직접 빵을 굽고, 그의 아내 엘도 헤롤드(38) 씨는 매장에서 손님을 맞이한다. 헤롤드 씨는 단순한 직원이 아니다. 오전에는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선생님, 오후에는 빵집 운영을 돕고, 저녁에는 세 아이를 돌보며 하루를 보낸다.
‘인간극장’에 따르면, 헤롤드 씨는 인도 나갈랜드주 출신으로, 한때 인도에서 카드회사와 패션하우스, 신문사 인사팀에서 일하며 탄탄한 커리어를 쌓았다. MBA 과정을 마치고 박사 과정을 준비하던 중, 남편의 형 유용(45) 씨의 소개로 오이찬 씨를 만나게 됐다. 몇 번의 만남과 SNS를 통한 장거리 연애 끝에 두 사람은 결혼을 결심했고, 5년 전 한국으로 건너와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하지만 ‘인간극장’이 조명한 이들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오이찬 씨가 빵집을 열기 전, 교회에 필요한 십자가와 간판을 제작하는 일을 했지만, 원인 불명의 병으로 양쪽 골반이 괴사하면서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수술 후에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1년 넘게 가정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역할이 오롯이 헤롤드 씨에게 돌아갔다.
낯선 한국 땅에서 수없이 눈물을 흘렸지만, ‘인간극장’ 속 헤롤드 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아침부터 밤까지 영어 강의를 하며 닥치는 대로 일을 했고, 가족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갔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버틴 끝에 남편이 재수술을 통해 건강을 되찾았고, 그가 가끔씩 구워주던 빵을 떠올려 직접 빵집을 열 것을 제안했다.
그렇게 탄생한 작은 빵집은 이제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됐다. ‘인간극장’에서 공개된 바와 같이, 부부는 매일 남은 빵을 장애인 보호 작업장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며 감사한 마음을 나누고 있다.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낸 두 사람은 이제 함께 웃으며 하루를 맞이한다.
인도에서 한국까지, 낯선 땅에서 사랑과 희망을 찾아온 헤롤드 씨. 그는 여전히 ‘나는 슈퍼맘’이라는 주문을 외우며 오늘도 빵을 굽고, 아이들을 돌보며,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한편, ‘인간극장’은 매주 월~금 오전 7시 50분 KBS 1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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