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데일리뉴스=정상훈기자] 지난 3일 방송된 KBS1 '인간극장'에서는 충청북도 옥천의 한 중국집에서 70년 전통을 이어온 여성 주방장 현명희(57) 씨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옥천의 한 중국집. 이곳 주방에는 드물게 여성 중식 주방장이 있었다. 현명희 씨는 12년 전 시아버지 김인수(89) 씨로부터 주방장 자리를 물려받아 가게를 운영해 왔다.
'인간극장'에서는 이들의 인연이 시작된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현명희 씨는 남자친구를 따라 중국집에 놀러 갔다가 시아버지의 주방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성실하고 야무진 모습이 눈에 띄었던 그녀를 시아버지가 주저앉히며 이들의 특별한 인연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서빙만 하던 현명희 씨는 점차 주방으로 들어가 시아버지의 어깨너머로 조리법을 익혔고, 12년 전 드디어 주방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렇게 시아버지는 60년간 지켜온 주방을 자신의 아들이 아닌 며느리에게 맡겼다.
비록 주방을 떠난 지 오래됐지만, 시아버지 김인수 씨는 여전히 매일 가게로 출근했다. '인간극장'은 90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를 찾는 그의 모습을 조명했다. 며느리와 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에 묵묵히 손을 보탰던 김인수 씨는 가게에 대한 애정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옥천에서 맛집으로 소문난 이 중국집은 항상 손님들로 붐볐다. 하지만 '인간극장'에서는 이 식당이 오후 2시가 되면 문을 닫는 이유에 주목했다. 이는 바로 현명희 씨와 남편의 건강 문제 때문이었다.
5년 전, 현명희 씨는 대동맥류로 쓰러졌고, 남편은 두경부암 진단을 받았다. 오랜 세월 웍을 돌린 탓에 손목과 손이 망가진 그녀는 손목 수술을 받은 후에도 통증이 가시지 않았다. 결국 가게 운영 시간을 단축할 수밖에 없었고, 가게 문을 닫아야 할지도 고민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인간극장'은 그녀가 아들 찬우 씨에게 중식을 배우게 하기로 결심한 이야기를 담았다. 찬우 씨는 천안에서의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옥천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버지를 닮아 주방보다는 바깥일에 더 관심을 보였다. 설거지를 하는 아들의 모습을 보면 답답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힘든 길을 걷게 한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인간극장'은 과연 찬우 씨가 부모님의 바람대로 70년 전통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리고 가족이 함께 만들어갈 중국집의 미래를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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