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MLB
미국 메이저리그(MLB) 스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자신의 전 통역사였던 미즈하라 잇페이를 상대로 또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소송은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돈으로 구입한 32만5000달러(약 4억5000만원) 상당의 야구카드 반환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오타니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며 "내 돈으로 구매한 야구카드를 돌려달라"고 주장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계좌에서 몰래 돈을 꺼내 이베이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야구카드를 대량으로 구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중에는 오타니의 친필 서명이 담긴 카드도 포함되어 있어 주목을 받았다.
절도와 도박으로 얼룩진 신뢰
미즈하라는 일본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에서 성장했으며, 과거 고등학교 시절 축구선수로도 활약한 이력이 있다. 그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미국 선수들을 위한 영어 통역사로 활동하며 오타니와 인연을 맺었고, 2017년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부터 그의 전담 통역사로 함께했다. 단순히 통역 업무에 그치지 않고 오타니의 비자 발급, 운전면허, 핸드폰 개통, 렌트 계약, 미디어 관리 등 생활 전반을 도우며 가족 같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미즈하라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일식집에서 오타니의 식단을 챙겼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그러나 두 사람의 관계는 올해 초 완전히 깨지고 말았다. 지난 3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서울시리즈 기간 동안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절도 의혹이 불거졌고, 그는 즉시 해고당했다. 이후 미국 검찰 조사에서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 달러(약 232억6000만원)를 빼내 불법 스포츠 도박 자금으로 사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미즈하라의 변명과 오락가락 진술
미즈하라는 한 인터뷰에서 "지난해 오타니에게 도박 관련 사정을 털어놓고 빚을 갚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빚이 총 450만 달러(약 61억원)였으며, 이를 8~9회에 걸쳐 나눠 갚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고, 미즈하라는 하루 만에 자신의 말을 번복했다.
미국 법원은 이 사건에서 오타니를 피해자로 인정했다. 미즈하라는 이후 검찰과의 양형 합의에서 오타니에게 1700만 달러를 반환하고, 국세청에 114만9400달러(약 15억8000만원)의 세금과 이자 및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새로운 소송, 반환되지 않은 야구카드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구매한 야구카드가 자신의 돈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며, 이를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올해 1~3월 사이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돈을 몰래 인출해 고가의 야구카드를 대량 구매했으며, 일부 카드는 재판매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즈하라가 반환해야 할 금액은 도박 대금 1700만 달러와 세금 및 벌금에 더해 이번 소송 대상인 야구카드의 가치를 포함해 더 늘어날 전망이다.
법적 책임과 향후 전망
미즈하라는 2022년에도 미국 국세청에 410만 달러(약 57억2600만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 신고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그는 은행 사기 및 세금 누락 혐의로도 기소된 상태다. 미국 법원은 내년 1월 그의 선고를 앞두고 있으며, 이번 야구카드 반환 소송 결과 역시 그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오타니는 "더 이상 신뢰를 저버리는 행동을 용납할 수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미즈하라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안을 도출하는 데 주력하고 있으나, 오타니 측의 소송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