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아리나 사발렌카(2위·벨라루스)가 US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7천500만 달러·약 1천억원) 여자 단식을 제패했다.
사발렌카는 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대회 13일째 여자 단식 결승에서 제시카 페굴라(6위·미국)를 2-0(7-5 7-5)으로 물리쳤다.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사발렌카는 개인 통산 세 번째 메이저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는 준우승했던 사발렌카는 우승 상금 360만 달러, 한국 돈으로 48억2천만원을 받았다.
사발렌카는 이번 우승으로 2016년 안젤리크 케르버(독일) 이후 8년 만에 하드 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과 US오픈 여자 단식을 한 해에 석권한 선수가 됐다.
특히 사발렌카는 2023년과 올해 하드코트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US오픈에서 27승 1패를 기록하는 절대 강세를 보였다. 유일한 1패는 지난해 US오픈 결승에서 코코 고프(3위·미국)에게 당한 것이다.
2022년 이가 시비옹테크(1위·폴란드) 이후 2년 만에 한 해에 메이저 대회 단식에서 2회 이상 우승하는 기록도 남겼다.
2023년 호주오픈에서도 우승한 사발렌카는 현역 선수 가운데 메이저 단식 최다 우승 4위(3회)가 됐다.
현역 최다는 7번 우승한 비너스 윌리엄스(833위·미국)고 그 뒤를 5회의 시비옹테크, 4회의 오사카 나오미(88위·일본)가 잇는다.
사발렌카는 페굴라와 상대 전적에서 6승 2패로 격차를 벌렸다. 8월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신시내티오픈 결승에 이어 최근 2연승을 거뒀다.
사발렌카는 1세트 게임 스코어 5-2로 앞서다가 5-5로 따라 잡혔고,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도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했다.
네 번의 듀스 접전 끝에 서브 게임을 지켜 한숨을 돌린 사발렌카는 곧바로 다음 페굴라의 서브 게임을 똑같이 네 번의 듀스 끝에 브레이크하며 1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도 비슷한 양상이었다.
1세트를 따낸 여세를 이어간 사발렌카가 게임 스코어 3-0으로 먼저 달아났으나 곧바로 페굴라가 3-3으로 추격했고, 이번에는 5-3으로 전세를 뒤집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발렌카가 연달아 페굴라의 서브 게임을 두 차례 브레이크해 2세트도 7-5로 가져갔다.
사발렌카는 페굴라의 마지막 샷이 라인 밖으로 나가자 그대로 코트에 드러누워 우승 기쁨을 만끽했다.
워낙 공격적인 성향의 사발렌카는 이날 공격 성공 횟수에서 40-17로 페굴라를 압도했다.
사발렌카는 "이 아름다운 우승 트로피를 갖는 날을 항상 꿈꿔왔다"며 "평소 이런 말을 잘 하지 않지만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고 기뻐했다.
어머니(킴 페굴라)가 1974년 서울에서 미국으로 입양돼 자신을 '하프 코리안'으로 소개하는 페굴라는 1, 2세트 모두 끌려가다가 추격하며 분전했으나 생애 첫 메이저 대회 결승에서 분패했다.
사발렌카는 그대로 세계 랭킹 2위를 유지하며, 페굴라는 다음 주 세계 랭킹 3위로 올라선다.
지난해 WTA 투어 하나은행 코리아오픈 우승자 페굴라는 14일 개막하는 올해 대회에도 출전해 한국 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페굴라는 경기 후 코트 위 인터뷰에서 "시즌 초반 성적이 안 좋았다가 8월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며 환상적인 여름을 보낼 수 있었다"며 "사발렌카를 상대로 한 세트라도 따내려고 했지만 워낙 파워가 좋은 선수라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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