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1차전에서 빗속의 역투를 선사한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과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1선발 투수의 위력을 새삼 입증했다.
정규리그에서 평균자책점(ERA) 1위(2.53)에 오른 네일, 그리고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다승 공동 1위(15승)에 등극한 원태인은 두 팀의 필승 카드답게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된 1차전에서 자신의 주무기를 자유자재로 던지며 상대 타선을 쉽게 요리했다.
지난 8월 24일 NC 다이노스 외국인 타자 맷 데이비슨의 타구에 턱을 맞아 턱관절을 고정하는 수술을 하고 58일 만에 공식 경기에 등판한 네일은 5이닝 동안 삼진 6개를 솎아내며 1점을 주고 마운드를 떠났다.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 2루에서 경기가 중단된 터라 속개된 경기에서 삼성의 득점 여부에 따라 네일의 1차전 등판 최종 성적은 바뀔 수 있다.
네일은 경기 초반 장기인 투심 패스트볼로 삼성 타자들의 땅볼을 유도한 뒤 4회부터는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의 구사 비율을 높여 5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벌였다.
네일의 스위퍼는 오른손 타자를 기준으로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빠른 속도로 급격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향해 휘어지는 백도어 슬라이더로 들어와 삼성 타자 봉쇄에 효과적이었다.
투심 패스트볼로 우타자 몸쪽을 공략한 뒤 바깥쪽으로 휘어지는 스위퍼를 섞어 삼성 타선을 무력화하다가 6회 선두 타자 김헌곤의 찍어치기 스윙에 우월 솔로 아치를 허용했다.
원태인은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의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실전 감각이 떨어진 KIA 타선을 철저하게 막았다.
특히 똑바로 들어오는 공이 거의 없었을 정도로 볼 끝이 변화무쌍했고, 스트라이크 존 경계선에 걸치는 칼날 제구가 일품이었다.
김도영에게 볼넷을 주고, 김선빈과 10구 대결 끝에 또 볼넷을 허용해 자초한 2사 1, 2루 위기에서 최원준의 중전 안타성 타구를 직접 걷어낸 뒤 1루에 토스해 타자를 잡아내며 원태인은 쾌재를 불렀다.
경기 내내 비가 내려 제대로 공을 던지기 어려운 환경에서도 네일과 원태인은 장기를 최대한 활용해 긴 이닝을 던지며 소속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네일은 먼저 강판했고, 원태인도 던질 만큼 던졌기에 서스펜디드 속개 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5차전에 다시 등판할 예정이다.
KIA는 원태인을, 삼성은 네일을 반드시 무너뜨려야 우승에 다가선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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