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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정현, 부상 안긴 삼성 김헌곤을 깨웠다…"난 괜찮아"
    김경윤 기자
    입력 2024.10.23 08:46

PS 직전 연습경기서 김헌곤 타구에 손가락 골절상

가을야구 출전 무산에도 응원…김헌곤 "더 잘하겠다고 다짐"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
[삼성 라이온즈 제공. 재배포 및 DB 금지]

(광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치러진 포스트시즌(PS) 대비 자체 평가전에 등판한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왼손 투수 백정현(37)은 불의의 사고를 겪었다.

김헌곤의 강습 타구에 오른손과 안면을 맞은 것.

백정현은 곧바로 강판했고, 병원 검진에서 오른쪽 엄지 미세 골절과 왼쪽 눈두덩이 타박상 진단을 받았다.

손가락이 부러진 백정현은 LG 트윈스와 2024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모두 엔트리에서 빠졌다.

백정현은 꿈의 무대에 서지 못한 아쉬움과 억울함을 표현하지 않았다.

오히려 강습타구를 친 김헌곤을 위로하고 감쌌다.

백정현은 병원에서 돌아오자마자 1년 후배 김헌곤을 만나 "난 괜찮다"며 "그래도 글러브에 맞고 눈을 맞아 큰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고 했다.

김헌곤은 마음의 빚을 진 채 PS를 시작했다.

지난 2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김헌곤은 "백정현 형의 눈이 크게 부은 상태에서 '난 괜찮다'며 나를 감싸주더라"라며 "미안하고 고마웠다. 그리고 그 말 덕분에 무거운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현이 형을 위해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임감도 커졌다"며 "이런 생각들이 경기에 표출되면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솔로 홈런에 기뻐하는 삼성 김헌곤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1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6회 초 삼성 김헌곤이 솔로 홈런을 치고 기뻐하고 있다. 2024.10.21 iny@yna.co.kr

김헌곤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펼쳐진 LG와 PO 2차전 홈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리고 2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KS 1차전 0-0으로 맞선 6회에 상대 팀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솔로 포를 터뜨렸다.

김헌곤의 홈런포로 네일은 급격하게 흔들렸고, 결국 후속 타자 볼넷을 내준 뒤 강판했다.

해당 경기는 우천으로 서스펜디드게임(Suspended Game·일시정지 경기)이 됐지만, 김헌곤의 홈런은 시리즈 흐름에 판도를 가를 중요한 한 방이 됐다.

김헌곤은 "백정현 형은 최근 명상을 하면 마음이 편해진다고 권유하더라. 무엇이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라며 "형 몫까지 남은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cyc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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