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페냐롤 서포터, 브라질 리우서 약탈·방화…200여명 체포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최고 축구 클럽팀을 가리는 대항전 준결승 경기를 앞두고 우루과이 축구팀 서포터가 상대 팀 연고지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난동을 일으켰다.
기물 파손, 상점 약탈, 방화, 난투극 속에 리우데자네이루 주민들은 '공포의 80분'을 보내야 했다.
클라우지우 카스트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는 23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리우데자네이루 서부에서 대혼란을 야기한 이들을 체포해 조사 뒤 주 경계 밖으로 호송할 것을 경찰에 지시했다"며 "이미 200명 이상이 경찰서로 이송했다"고 적었다.
브라질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리우데자네이루 서부 헤크레이우 해안가에서 우루과이 프로축구 페냐롤을 응원하는 팬들이 가게를 공격하고 집기류를 때려 부수며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을 향해 유리병과 돌을 던지고, 오토바이에 불을 지르거나 유혈 난투극까지 벌였다.
일부 매점과 가구 판매점은 약탈 피해를 봤으며 경찰은 도로를 폐쇄한 뒤 진압에 나서 약 80분 후에야 사태를 정리했다고 현지 매체 G1은 보도했다.
격분한 현지 주민 중 일부는 페냐롤 팬들이 타고 온 버스에 불을 지르며 응수했다고 G1은 덧붙였다.
페냐롤 팬들은 이날 저녁 브라질 축구클럽 보타포구와 치르는 남미 축구클럽 대항전(코파 리베르타도레스) 준결승(1차전) 원정 경기 응원을 위해 리우데자네이루에 버스를 대절해 이동한 상태였다고 우루과이 일간 엘옵세르바도르는 전했다.
경찰은 전기충격기를 동원해 '폭도들'을 제압한 뒤 200여명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권총도 한 자루 발견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주지사는 "축구는 축하와 단결의 스포츠"라며 "우리는 야만적인 폭력배들이 주민의 일상을 방해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성토했다.
축구에 열광하는 남미 주민들의 응원 문화는 때로는 이번처럼 폭력 사태로 변질하곤 한다.
앞서 지난해에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에 진출한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보카 후니오르스)와 브라질의 플루미넨시 팬들이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파나 해변에서 몸싸움을 벌여 수십명이 다치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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