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은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주목받았다.
강렬한 추억을 쌓은 고척돔에서 김택연은 첫 성인 국가대표로 뽑혀, 국제대회에 나설 준비를 한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24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를 대비한 첫 훈련을 했다.
훈련 소집 명단에는 35명이 포함됐고,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KIA 타이거즈(7명)와 삼성 라이온즈(4명) 소속 선수, 부상을 당한 손주영(LG 트윈스)을 제외한 23명이 처음으로 손발을 맞췄다.
이 중 2024년 신인은 김택연, 단 한 명뿐이었다.
김택연은 "대표팀 훈련에 소집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몸을 낮추면서도 "최종 엔트리에 뽑혀서, 프리미어12에 출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이 속한 프리미어12 B조 경기는 11월 13일 대만에서 시작한다.
류 감독은 11월 7일까지 고척돔에서 훈련하며 프리미어12에 나설 28명을 확정할 예정이다.
선수 자신은 자꾸 몸을 낮추지만, 김택연은 마무리 후보로 거론될 만큼 프리미어12 대표팀 핵심 선수로 꼽힌다.
김택연은 올해 3월 처음 성인 대표팀에 뽑혔다.
MLB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2024년 정규시즌 개막전을 서울에서 열었다.
개막전이 열리기 전, 이벤트 경기로 젊은 한국 야구대표팀과 MLB 팀의 평가전도 치러졌다.
김택연은 다저스와의 경기, 2-4로 뒤진 6회말에 등판해 두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빅리그 811경기에 출전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51㎞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제임스 아우트먼에게는 3볼에 몰린 뒤 시속 149㎞, 150㎞, 149㎞ 직구를 연속해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당시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택연의 구위가 엄청났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는 공이 위력적이었다"는 아우트먼의 말을 전하며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시속 95∼96마일(약 153∼154.5㎞)의 위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김택연을 '인상적인 투수'로 꼽았다.
KBO리그 데뷔 첫 시즌도 성공적으로 마쳤다.
올해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김택연은 프로 첫해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시속 150㎞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두둑한 배짱으로 무장한 김택연은 빛나는 기록도 세웠다.
7월 23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19세 1개월 20일의 나이로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거둬 2006년 나승현(당시 롯데 자이언츠)이 19세 2개월 10일에 달성한 최연소 단일시즌 10세이브 기록을 경신했다.
8월 27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경기에서는 시즌 17번째 세이브를 수확해 2006년 나승현의 16세이브를 넘어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기록도 작성했다.
10월 3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도 kt wiz를 상대로 2⅓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두산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kt에 패하면서, 김택연의 KBO리그 첫 시즌 일정은 끝났다.
하지만, 김택연이 누빌 무대가 남았다.
김택연은 "3월에 고척돔에서 다저스와 경기할 때는 신기하기만 했다"며 "지금은 최종 엔트리에 뽑히면 정식 국제대회에 나라를 대표해서 나갈 수 있는 거니까, 책임감 등 무거운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은 조병현(SSG 랜더스) 선배와 캐치볼을 했다. 박영현(kt) 선배 등 뛰어난 선배들과 함께 지내니, 배울 것도 많다"며 "최종 엔트리 선발을 목표로 훈련하면서, 선배들에게 많이 배울 것"이라고 대표팀 훈련의 즐거움도 드러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만 60경기, 65이닝을 소화한 김택연은 '부상 우려'를 걱정하는 팬들의 목소리에도 "전혀 문제없다"고 답했다.
김택연은 "소속팀에서 몸을 잘 관리했다. 체력적, 신체적인 부담은 전혀 없다"며 "프리미어12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배짱 있는 투구로 내가 가진 걸 모두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택연이 올해 3월 다저스와 평가전, KBO 정규시즌 때의 구위를 유지한다면, 프리미어12가 김택연의 이름을 여러 나라에 알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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