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입단부터 창단 멤버로 줄곧 활약한 NC 다이노스를 떠나 고향 팀 KIA에 새 둥지를 튼 것이었다.
KIA는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나성범에게 6년 최대 150억원(계약금 60억원, 총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에 이르는 초대형 계약을 안겼다.
2017년 이후 끊긴 우승 명맥을 이을 적임자라는 판단이었다.나성범은 이적 첫 시즌 기대에 부응했다.
144경기 모두 출전, 타율 0.320 21홈런 97타점을 기록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KIA는 정규시즌 5위(와일드카드 결정전 탈락)로 4년 만에 가을 야구 문턱을 넘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엔 개인과 팀 성적(6위)도 부침이 심했다.
부상이 화근.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종아리를 다친 나성범은 6월 말 복귀했으나, 9월에 오른 허벅지 근육이 파열돼 시즌을 마감했다.
그 결과 나성범은 규정타석(446타석)에 한참 부족한 253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나성범은 "(시즌) 목표는 다치지 않는 것"이라며 부상을 곱씹었다.
부상 악령은 주장을 맡은 올 시즌에도 그를 괴롭혔다.
지난 3월 시범경기 주루 중 오른 햄스트링이 부분 손상된 것이다.
햄스트링은 엉덩이와 무릎 관절을 연결하는 허벅지 뒤쪽 부분의 근육.
허벅지 안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이 엔진이라면 햄스트링은 브레이크 역할을 한다.
재발 가능성이 큰 부위여서 우려가 적지 않았다.
지난 4월 말 1군에 복귀한 그는 "(부상 재발이) 걱정되긴 하지만, 걱정만 하면 야구를 그만둬야 한다"라며 "(리그 1위인 팀에) 열심히 보탬이 됐으면 한다"라고 굳은 각오를 내비쳤다.나성범은 정규시즌 우승에 힘을 보탰다.
김도영·최형우와 함께 중심 타선을 지키며 21홈런 80타점을 책임졌다.
KIA 이적 3년 만에 밟은 한국시리즈(KS)는 그에게 남다른 의미였다.
KS 4차전을 마친 뒤 나성범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KS를) 기다리는 것도 힘들었다.
심적으로도 힘들었다.
선수들이 잘 준비하고 노력한 만큼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충분히 우승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지난 시즌까지 나성범의 KS 우승 경험은 NC에서 뛰었던 2020년이 유일하다.
2016년 KS를 처음 경험했지만, 당시 양의지가 이끈 두산 베어스에 4전 전패로 쓴맛을 봤다.
4년 뒤 성사된 두산과의 'KS 리턴매치'에서 승리, NC의 창단 첫 우승(4승 2패)을 이끌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코로나 탓에 우승 분위기가 잘 나지 않았다.
더욱이 KS 모든 경기를 중립 지역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렀다.홈팬들과 함께하는 광주에서의 축배가 더욱 의미되는 이유다.
KIA는 해태 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하면 무려 11번(리그 최다)이나 KS 우승을 차지했지만, 광주에서 '우승 헹가래'를 한 건 1987년 단 한 번에 불과하다.
삼성 라이온즈를 4승 1패로 꺾은 올 시즌, 무려 37년 만에 '광주 축포'를 쏘아 올린 셈이다.
나성범은 "의미 있는 경기를 팀원으로서 자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며 "(FA) 계약했을 때 우승을 빨리하고 싶었다.
(최)형우 형을 비롯해 그때 당시(2017년 통합우승) 멤버가 있을 때 꼭 우승하고 싶다고 했는데 (동료들에게) 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라며 미소 지었다.광주=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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