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오픈 챌린저 16강 진출…5년 만에 챌린저 이상급 단식 본선 승리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2018년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4강 신화의 주인공 정현(28)이 재기 가능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정현은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 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시슬리 서울오픈 챌린저(총상금 13만3천250달러) 대회 이틀째 단식 본선 1회전에서 정윤성(704위·안성시청)을 2-0(7-5 6-3)으로 물리쳤다.
정현이 챌린저 이상급 대회 단식 본선에서 이긴 것은 2019년 10월 ATP 투어 이스트방크오픈 1회전 이후 이번이 5년 만이다.
정현은 2018년 1월 호주오픈 4강에 올라 전국에 '테니스 열풍'을 일으켰으나 부상 때문에 2019년 이후 좀처럼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2019년 10월 이후 단식 승리는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예선 1회전, 지난해 6월 윔블던 예선 1회전이 사실상 전부였다.
이 두 번의 메이저 대회 예선 1회전 승리로 랭킹 포인트 8점을 받았고, 이날 챌린저 단식 본선 1회전 승리로 랭킹 포인트 7점을 받아 어느 정도 비슷한 성적으로 볼 수 있다.
정현은 지난해 윔블던 예선 이후 또 부상 때문에 경기에 나오지 못하다가 올해 9월 일본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퓨처스 대회로 복귀했다.
퓨처스 대회 8강에 한 차례 오르며 몸을 푼 정현은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챌린저 대회에서는 1회전 탈락했으나 이번 대회에서 챌린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정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아직 완전한 경기력을 회복한 것은 아니지만, 한 경기를 더 하게 돼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경기장에 들어가면 기쁘기도 하고, 떨리고 또 실수가 두렵기도 해서 여러 감정이 느껴지는데 이런 긴장감은 경기하면서 극복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림픽공원 센터 코트에서 승리는 "2015년 서울오픈 챌린저 준우승 이후 9년만"이라고 회상한 그는 다리를 모아서 서브를 넣는 자세를 두고 "테니스는 오랜 시간 경기해야 하는 종목이다 보니 제 몸에 가장 무리가 덜 가는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현은 "체중도 2∼3㎏ 정도 뺐다"며 "머리는 이런 장발이 '남자들의 로망'이라고 생각해 길러보고 있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몸 상태를 묻는 말에 "9월 퓨처스 복귀 이후 계속 경기를 뛰고 있는데, 이렇게 조금씩 자신감을 찾다 보면 부상 우려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몸 상태는 괜찮고, 앞으로 최대한 많은 대회에 나가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번 대회에서 "한 경기라도 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정현은 "언젠가는 메이저 대회 메인 스타디움에서 다시 경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다"며 재기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이번 서울오픈 챌린저가 끝난 뒤 대회 출전 계획에 대해서는 "지금 랭킹 포인트가 별로 없어서 나갈 대회가 마땅치 않다"고 답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도 와일드카드로 출전했다.
정현은 16강에서 리 투(184위·호주)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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