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대한항공 입단했지만, 이날 V리그 데뷔전 치르며 4득점
(인천=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프로배구 대한항공 왼손 아포짓 스파이커 김준호(22)가 1년의 기다림 끝에 V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코트 위에서는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김준호는 자신에게 질문이 향할 때마다 놀랐다.
3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와 홈 경기에서 대한항공이 17-14로 앞선 상황에 김준호는 세터 유광우와 교체돼 전위에 들어갔다.
이날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키가 작은 세터 유광우가 전위에 들어가면 블로킹 높이를 키우고 화력을 강화하고자 김준호를 전위에 세우고 세터 한선수를 모라디 아레프(등록명 아레프) 대신 투입하는 '더블 스위치' 작전을 썼다.
김준호는 18-16에서 한선수의 세트를 받아 오픈 공격을 성공했다.
그는 "심판의 득점 사인을 보고도 '정말 내가 득점한 게 맞나'라고 의심했다. 믿기지 않았다"고 웃었다.
2023-2024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4순위에 지명돼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준호는 지난 시즌에는 한 번도 V리그 코트를 밟지 못했다.
김준호는 "1년 동안 부상도 당하고, 뛸 기회도 잡지 못해서 심리적으로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부모님과 친구들의 격려가 위안이 됐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조언도 들었다"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훈련 중에 김준호의 성장을 확인했다.
김준호가 연습 경기에서 '추위 세리머니'를 하자 '아이스맨'이라는 별명도 붙여줬다.
차분히 기다린 김준호에게 드디어 기회가 왔다.
V리그 첫 득점까지 1년이 걸렸지만, 두 번째 득점은 곧 나왔다.
김준호는 1세트 19-16에서 퀵 오픈을 성공하며 두 번째 득점을 했다.
그는 1∼3세트에 모두 교체 출전했고, 4번의 공격 시도를 모두 득점으로 연결했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0으로 꺾었고, 김준호도 승리의 주역으로 세리머니를 함께 했다.
김준호는 "코트에 들어갈 때마다 선배들이 '자신 있게 하라'고 응원해주셨다"며 "우리 팀에 뛰어난 날개 공격수가 많아서 경기에 뛸 기회를 잡는 게 쉽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김준호는 100% 준비된 선수"라고 기대했다.
기회를 얻으니, 더 높은 곳도 보인다.
이번 시즌부터 V리그는 '신인상'을 폐지하고, 입단 1∼3년 차를 대상으로 '영플레이어상'을 시상한다.
김준호는 "출전 기회가 늘어나면, 그런 꿈도 꿀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눈을 반짝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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