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듣는 이름이라고?
지난 회 칼럼을 건너 뛴 독자가 틀림 없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검색창에 '감사용 김용준'이라고 쳐 보는 것이 제일 빠르다.
직장에 다니다가 늦깎이로 프로 야구 선수가 된 감사용.
왼손잡이 투수였던 그가 거둔 천금 같은 통산 1승.
안간힘을 썼어도 피하지 못한 통산 14패.
그 실화를 담은 영화가 바로 '슈퍼스타 감사용'이다.
뱁새 김 프로 칼럼 애독자라면 다 알 것이다.
뱁새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프로 선발전을 준비하면서 그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실을.
물론 용기를 얻었다는 것도.
프로야구 세상에는 더 이상 감사용 같은 선수가 나오기 어렵다.
이른바 ‘엘리트 코스’를 거치지 않고는 프로 야구 선수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골프 세상은 어떨까?
바로 얼마 전까지는 가능했다.
어려서는 골프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사내가 늦게 골프를 배워 프로 골퍼가 된 경우 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사례는 정확히는 알지 못한다.
혹시 드문 사례가 있다면 귀띔해 주기 바란다.
KPGA 경우에는 늦깎이 프로가 골프 투어에서 우승을 한 사례도 여러 번 있다.
그 중에 하나만 꼽아 본다.
바로 김정국 프로(66)다.
김정국 프로는 올해 KPGA 챔피언스투어 그랜드 시니어부에서 우승했다.
지난해에도 우승을 했으니 통산 2승째이다.
챔피언스투어는 만 50살이 넘은 골퍼만 참가하는 투어이다.
그 중에서 그랜드 시니어부는 만 60세 이상인 프로 골퍼만 참가할 수 있는 대회이고.
뱁새가 김정국 프로를 처음 본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쯤 전이다.
백발인 건장한 중년 사내가 스탠드 백을 등에 매고 나타났다.
그는 태권도 사범이었다.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를 다섯 차례나 제패한 고수다.
그는 그 때도 그랬고 지금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살고 있다.
그는 태권도를 보급하기 위해 미국으로 이민을 간 지 오래 되어서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그런 그가 프로 골프 투어에 도전하기 위해 고국을 찾은 것이 그 무렵이었다.
그 해 막 KPGA 프로가 된 뱁새가 보기에 그는 대단했다.
김정국 프로는 그 전 해에 이미 아마추어 자격으로 KPGA챔피언스투어 시드전을 통과했다.
그리고 그 해에 빼어난 성적을 내며 시드를 유지했다.
지금은 아마추어 골퍼도 챔피언스투어에서 두 차례만 컷을 통과하면 프로 골퍼 자격을 준다.
그 무렵에는 한국 국적이 아닌 외국인 선수에게는 엄격했다.
3년 연속 시드를 유지해야 프로 골퍼 자격을 준 것으로 기억한다.
김정국 프로는 그 조건마저 다 채워 KPGA 프로가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작년과 올해 그랜드 시니어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그는 챔피언스투어 시즌이 끝나면 LA로 돌아가 훈련을 한다.
그리고 챔피언스투어 시즌에는 고국에 돌아온다.
뱁새는 김정국 프로 골퍼가 가르쳐 준 비결을 귀담아 듣고 연마해 퍼팅이 훨씬 세졌다.
그 덕에 올 시즌 챔피언스투어에서 마침내 귀중한 1승을 거두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뱁새는 우승은 하지 못하고 올 시즌에 귀중한 생애 첫 상금을 받았다.
김정국 프로가 알려 준 퍼팅 비결은 조만간 공유할 할 예정이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뱁새의 생애 첫 상금’ 이야기도 곧 할 것이고.
궁금하더라도 조금만 참기 바란다.
김정국 프로처럼 순수 아마추어 골퍼가 프로 골퍼가 되고 프로 투어에서 우승을 한 사례는 더 있다.
우승을 하지는 못했어도 프로 골퍼로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례는 드물지 않고.
그런데 더 이상 그런 일이 생기기는 어렵게 되었다.
왜냐고?
바로 KPGA가 챔피언스투어 시드전에 아마추어 선수는 참가할 수 없도록 참가 자격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바로 이번 주에 열리고 있는 시드전부터 말이다.
이번 주부터 열리는 시드전을 통과해야 내년 챔피언스투어에 뛸 수 있다.
뱁새도 이 시드전에 참가한다.
지난해까지는 아마추어끼리 겨루는 프리 스테이지(Pre Stage)를 열어 몇 십 명이라도 뽑아 시드전에 참가시켰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일절 참가할 수 없게 규정을 바꾸었다.
KPGA는 참가 자격을 제한한 이유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슈퍼스타 감사용 같은 사례가 드물지 않았던 골프 세상이 문을 좁힌 것이다.
늦깎이가 프로 골퍼가 되려면 프로 선발전을 치를 수 밖에 없다.
엘리트 청년 선수와 겨루는 길 밖에 없다는 뜻이다.
뱁새도 마흔 네 살에 그 좁은 문을 통과했다.
너무 힘들었다.
눈물을 쏟을 만큼 말이다.
뱁새는 늦게 시작한 골퍼에게 프로 골퍼가 될 수 있다는 실낱 같은 희망이 사라지니 안타깝다.
뱁새는 대한민국 대표 늦깎이 골퍼 아닌가!
내년에라도 이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는 것일까?‘뱁새’ 김용준 프로와 골프에 관해서 뭐든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메일을 보내기 바란다.
지메일 ‘ironsmithkim’이다.
김용준 KPGA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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