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대한축구협회가 정몽규 회장에 대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 등을 요구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 결과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며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축구협회는 6일 '문체부 특정감사 결과에 대한 협회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고 ▲ 대표팀 감독 선임, ▲ 대표팀 지도자 선임업무 처리, ▲ 축구종합센터, ▲ 지난해 축구인 사면발표 및 철회, ▲ 비상근 임원의 자문료 지급과 관련해 전날 문체부가 발표한 감사 결과에 대해 해명했다.
그러고는 "관련 법령에 따라 문체부 감사결과 발표와 조치 요구 건에 대해 재심의 요청 여부를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지난 7월부터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 감사를 벌여온 문체부는 5일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했다.
정 회장의 경우, 협회 업무 총괄로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는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다시 가동해서라도 재선임 작업에 나서라고 통보하면서 홍 감독과 체결한 계약을 유지하거나 해임할지 여부 등 세부적인 방식은 협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라고 했다.
이 밖에도 대표팀 지도자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이 침해됐고,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에서도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여러 차례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축구협회는 우선 대표팀 감독 선임과 관련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전력강화위원회를 배제하거나 무력화한 사실이 없으며, 협회장의 화상 면담도 직무 범위내에서 진행했다"면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도 협회 규정을 준수했으며,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진행한 과정도 직무 범위 내에서 행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고는 "협회로서는 감독 선임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하고 절차적 하자가 확인됐다는 문체부의 지적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맞섰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 시 후보자 면접을 위한 화상 면담에 정 회장이 참여한 것과 관련한 지적에 "감독 추천을 위한 면담이 아니고, 협회장으로서 후보의 이야기를 듣고 향후 대표팀 운영에 필요한 지원 사항 등을 청취하는 것이었다.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는 없었다"는 것이 협회 입장이다.
또한 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 후보자들을 면접한 것을 두고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이 3인의 후보를 추천한 뒤 추천된 후보들과 면담 및 협상을 진행한 것으로 절차 위반이 아니다. 협회 기술본부를 총괄하는 기술이사가 전력강화위원회가 추천한 후보를 대상으로 협상과 면담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축구종합센터 건립과 관련해서는 "문체부로부터 받은 국고보조금을 법규 범위내에서 집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왔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문체부 승인 없이 올해 2월 615억원 한도의 은행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한 것을 두고 "문체부 관계자와의 소통상의 문제가 있었다"면서 "문체부의 승인을 받지 못한 해당 대출 건은 지난 9월에 7억7천500만원의 차입금을 전액 상환했고, 한도 615억원의 차입계약도 해지 조치했다"고 밝혔다.
축구종합센터 미니스타디움 건립을 위해 문체부로부터 2022년 21억원, 2023년 56억원을 합쳐 총 77억원을 지원받은 협회는 문체부 방침과 달리 미니스타디움 내 축구협회 사무공간을 짓고자 계획해 부정수급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이와 관련해서 협회는 "교부금 신청과정에서 미니스타디움 외부의 국가대표선수 숙소동에 사무공간을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했고, 현재는 사무공간을 둘 수 있는 공간이 어디가 적정한지에 대해 설계변경 및 검토 중이다. 문체부와도 이 건에 대해 상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해 축구인 사면 건을 놓고는 "즉각 전면 철회, 대국민 사과, 사면 조항 삭제 등의 조치를 완료했고 이 과정에서도 관련 규정을 준수했다"고 밝혔다.
다만, 협회는 '비상근 임원의 자문료 지급', 'P급 지도자 운영' 등에 대한 지적에는 "면밀한 검토 후 개선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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