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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끈 묶은 머리 '싹둑', 펑펑 울었던 강소휘 "코트에서 도망가고 싶었죠" [IS 인터뷰]
    윤승재 기자
    입력 2024.11.11 08:04
"코트에서 도망가고 싶었어요."강소휘(27)는 지난달 31일 수원 현대건설전을 앞두고 질끈 묶은 머리를 잘랐다.

생각보다 풀리지 않는 경기.

모든 게 자기 탓만 같았고,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짧게 머리를 쳤다.

"내 배구가 너무 안 됐다.

마음을 다잡자는 생각으로 머리를 잘랐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

현대건설전에서 풀 세트 접전을 펼치며 분전했지만 패했다.

이날 강소휘도 13점을 올렸지만 공격 성공률이 26.19%에 달할 정도로 좋지 못했다.

결국 강소휘는 펑펑 울었다.

당시를 돌아본 그는 "내게도 (팀의 위기를 해결할) 기회가 있었다.

내가 공 하나만 결정했으면 이길 수 있었는데, 내 경기력이 너무 안 좋았다"라며 "내가 힘들 때 땅굴을 파는 스타일인데 그때는 코트에서 도망가고 싶었다.

(경기를 마칠 때까지) 끝까지 못 이겨냈다"라고 말했다.

부담감과 책임감이 컸다.

강소휘는 올 시즌을 앞두고 한국도로공사와 여자부 역대 최고 대우인 총액 24억원(3년)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었다.

새 팀에서 잘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부담감만 커졌다.

강소휘는 "(연패가) 내 잘못인 것 같아서 죄책감이 있었다"고 했다.

코치진이 나섰다.

김종민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이 강소휘를 공감하고 위로했다.

"지금 잘 하고 있다"라며 끊임없이 달랬다.

이효희 도로공사 코치도 강소휘에게 "나도 이적한 뒤 연패로 시작했다.

부담감을 내려놨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강소휘는 "코치님들의 말이 큰 힘이 됐다.

부담감을 조금 내려놓는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강소휘는 현대건설전 이후 살아났다.

지난 3일 정관장전에서 21득점하며 부활한 강소휘는 7일 흥국생명전에서 18점을 올린 데 이어, 10일 친정팀 GS칼텍스전에서 27득점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이날 강소휘는 공격 성공률 50%에 서브 에이스까지 한 차례 올리며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동료들과 호흡도 좋아지고 있다"는 강소휘는 "익숙한 곳에서 경기를 해 마음이 편했다.

이제는 예전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연패가 길어져서 팀 분위기가 처졌는데, 이기면서 라커룸 분위기도 좋아진 것 같다"며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2라운드에서 반전을 노린다.

강소휘는 "우리 팀이 속공을 많이 안쓰는 것 같다.

(2라운드부터는) 속공을 많이 했으면 좋겠고, 후위 공격도 세터와 호흡을 맞추면서 계속 시도해봐야 할 것 같다.

승점 10을 목표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장충=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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