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콜' KBL에 볼멘소리…"외국 선수·국내 선수 기준 다른 듯해"
(고양=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울산 현대모비스는 13일 경기도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 경기에서 '천적' 고양 소노에 질 뻔했다.
소노는 지난 시즌 현대모비스를 5승 1패로 압도했다.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100-82로 현대모비스를 대파했다.
이날도 경기 종료 18초 전까지 77-78로 끌려갔다.
하필 공격권도 소노의 소유였다.
현대모비스의 조동현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지막 힘을 짜내 전면 강압 수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현대모비스의 압박에 어렵게 공을 몰고 올라가던 이재도는 상대 코트에 넘어가 있는 김진유를 보고 패스했다.
멀리서 이재도가 김진유의 동선을 확인하는 모습을 지켜본 선수가 있었다.
현대모비스의 외국 선수 게이지 프림이었다.
재빨리 몸을 날린 프림은 이재도의 패스를 가로챈 후 소노의 골밑으로 내달렸다.
그대로 골대로 돌진하는 듯했던 프림은 골밑에 먼저 자리한 서명진에게 패스했고, 서명진이 경기 종료 18초 전 역전하는 득점을 올리며 현대모비스에 승리를 안겼다.
프림의 침착성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열정과 승리욕이 강한 프림은 코트에서 화를 참지 못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왔다. 감정이 올라와 심판이나 상대 선수와 싸우는 사례도 잦았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화를 내더라도 평정심을 찾고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한다.
이날도 소노의 가드 조은후와 공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강한 몸싸움이 있었다. 헬드볼 판정이 나왔는데도 두 선수가 공을 포기하지 않고 지키려 해 신경전이 펼쳐진 것이다.
지난 시즌이면 이런 상황에서 프림은 끝까지 공을 품에 안고 버틴다. 하지만 이날은 먼저 공을 놨다.
프림은 "공을 그대로 주면 힘을 빼앗긴다는 생각에 보통 최대한 공을 잡고 있는다. 오늘도 그럴 수 있었는데, 너무 과하면 테크니컬 파울이 나올 것 같아서 그냥 들고만 있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나도 KBL에서 3년 동안 뛰고 있다. 점점 적응하는 것 같고, 벤치에서도 내 멘털 관리를 도와주고 있다"며 "이제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농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조동현 감독도 "일본 전지훈련에서도 프림에게 (화를 내는 행동과 관련해) 약속을 받았다. 에너지가 좋은 건 확실한데 표현 방법이 문제였다"며 "현대모비스의 구성원으로서 갖춰야 할 부분이 있어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오늘도 몇 차례 고비가 있었는데 마지막에 냉정하게 해준 덕에 좋은 결과를 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프림은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이 표방한 '하드 콜'이 외국 선수에게 선별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며 볼멘소리를 감추지 않았다.
올 시즌 KBL은 한국 농구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선수들의 과도한 속임 동작을 코트에서 몰아내기 위해 몸싸움을 관대하게 허용하는 쪽으로 판정 기준을 변경했다.
프림은 "솔직히 말하겠다. 외국 선수에게 더 피해가 있는 것 같다"며 "외국 선수가 국내 선수에게 반칙할 때와 국내 선수가 외국 선수에게 반칙할 때 적용되는 기준이 다른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pual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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