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4강전사' 이을용의 아들…쿠웨이트전서 A매치 데뷔전
(쿠웨이트시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아빠가 첫 경기치고는 잘했다고 칭찬하셨어요."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 역사에서 세 번째 '부자(父子)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린 왼쪽 풀백 이태석(포항)이 마침내 꿈에 그리던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이태석은 14일(한국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메드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쿠웨이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5차전에서 2-0으로 앞서던 후반 19분 이명재(울산)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으면서 A매치 데뷔전을 경험했다.
왼쪽 풀백으로 들어간 이태석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함께 투입된 배준호(스토크시티)와 왼쪽 라인을 이루며 팀의 3-1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태석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의 4강 진출에 큰 힘을 보탠 미드필더 이을용(용인시축구센터 총감독)의 첫째 아들이다.
K리그1 5년 차로 100경기(1골 6도움)를 치른 이태석은 지난 4일 홍명보 대표팀 감독이 발표한 11월 중동 원정 2연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내 3번째 '부자 축구 선수'의 영광을 맛봤다.
이태석은 이번 쿠웨이트전에 교체로 투입되면서 A매치 데뷔전까지 경험하는 환상의 시간을 보냈다.
'아빠' 이을용이 만 23세이던 1999년 3월 브라질과 친선전을 통해 A매치 데뷔전을 치렀는데, '아들' 이태석은 아버지보다 한 살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그라운드를 밟았다.
경기를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난 이태석은 "너무 기쁘다. 오늘 경기에 투입될지 몰랐는데, 빠르게 A매치에 데뷔할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고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첫 번째 대표팀 소집에서 A매치에 출전해 빠르게 데뷔전을 치른 이태석은 "몸을 풀고 있을 때 기대는 했는데, 코칭스태프가 불러서 그제야 실감이 났다"고 말했다.
'아버지 생각이 났나'라는 질문에 이태석은 "아빠 생각도 좀 나긴 했지만, 들어가서 어떻게 할지 긴장돼 좀 떨었다"라며 "긴장 때문에 경기에만 집중하자는 생각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태석은 경기가 끝난 뒤 '아버지' 이을용과 연락을 취했다.
그는 "항상 경기가 끝나면 아버지께 피드백을 받는다"라며 "아버지께서 '첫 경기치고는 잘한 거 같다'라고 말씀하셨다. 보통 단점을 먼저 말씀하시는데, 단점이 안 보여서 좋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생활에 대해선 "처음에는 너무 어색했는데 스스럼 없이 형들과 이야기하려고 노력했다"라며 "후배들과도 잘 어울려 경기를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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