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에 처음 단 태극마크…프리미어12 타율 0.375 맹타
(타이베이=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에 출전한 한국 야구대표팀 최고참 선수인 박동원(34·LG 트윈스)은 이번에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평소 꿈꿔온 대표팀 포수 자리는 강민호(삼성 라이온즈)와 양의지(두산 베어스)가 꽉 잡고 있었고, 박동원에게까지는 기회가 돌아오지 않은 채 시간이 흘렀다.
박동원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왜 인제야 강민호와 양의지의 후계자가 등장했는지 아쉽게 느껴질 정도다.
조별리그 4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한 박동원은 타율 0.375(16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 중이다.
안타는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고, 3개의 타점 모두 영양가 만점이다.
한국이 0-6에서 9-6으로 역전승한 16일 도미니카공화국전 승리 역시 박동원의 힘이 컸다.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전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한 박동원은 상대 실책과 문보경(LG 트윈스)의 적시타로 3-6으로 따라간 6회말 2사 2루에서 타석에 섰다.
그리고 좌익선상 방향으로 향하는 깊숙한 2루타를 날려 4-6으로 추격하는 타점을 책임졌다.
도미니카공화국전이 끝나고 만난 박동원은 "질 때 지더라도 팬들께 보답하고 싶었다. 선수들도 그런 마음을 느낀 것 같다. 멀리까지 오신 팬들께 승리를 드릴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포기하지 않는 투혼은 도미니카공화국전 승리로 이어졌다.
초반에 마운드가 무너진 가운데 포수로 홈플레이트를 지켰던 박동원은 "상대 타자 대응이 정말 좋아서 힘들었다. 그래도 한 번씩 기회에서 따라가는 상황 만들다 보니까 상대가 쫓기더라. 더그아웃에서 계속 포기하지 말고 해보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동원은 13일 대만전에서 1-6으로 뒤처진 4회 2사 3루에서 대만 선발 린여우민을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쳐 국가대표 공식 경기 첫 안타와 타점을 수확했다.
14일 쿠바전에서도 안타 하나를 쳤고, 15일 일본전에서는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1.38) 다카하시 히토루(주니치 드래건스)를 상대로 2회 2루타와 4회 동점 솔로 홈런을 뽑았다.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143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을 딱 하나만 맞았던 다카하시는 박동원에게 홈런을 헌납했다.
박동원은 "투수 만날 때마다 모든 선수는 계획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간다. 그게 어려우니까 야구가 힘든 거다. 내가 기다린 코스에 공이 와서 좋은 타구를 날린 것뿐이다. 운이 좋았다"고 자세를 낮췄다.
박동원은 이번 대표팀에서 알게 된 KBO리그의 다른 팀 후배들을 바라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박동원은 "우리 선수들이 리그에서 상대할 때보다 더 좋은 선수라는 걸 느꼈다. 이렇게 좋은 선수들이 있어서 우리나라 야구가 더 강해질 거라 믿는다"고 했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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