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16강 진출을 지휘했던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허 전 감독은 "일주일 전부터 깊게 고민했고, '좋다, 마지막으로 해보자'라고 결심했다"며 "이번 주 안에 정식으로 구체적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축구인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 축구인들이 통합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허 전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대회 16강 진출'을 달성했다. 1980년대 초반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에서 몸담으며 유럽 무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허 전 감독은 1990년 들어 지도자로 변신해 전남 드래곤즈·인천 유나이티드 등 K리그 팀을 지도했다. 2010년대 들어서는 행정가로 변신해 2013~2014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맡았으며, 2015~2019년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을 맡았다.
현재 대한축구협회 회장인 정몽규 회장은 4선 도전이 예상되나, 아직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축구협회에 정 회장의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요구한 바 있고 축구협회 노조 또한 현 수뇌부 퇴출을 요구하고 있어 지지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 가운데 허 전 감독은 차기 축구협회장 도전 의사를 밝힌 첫 번째 인물이 됐다.
지난 8일에는 박지성 JS파운데이션 이사장이 "미디어를 통해 국정감사 등 축구협회 관련 소식을 접하면서 많은 국민이 분노하는 이유를 실감했다"며 "협회에 도움이 된다면 제가 가진 경험을 바탕으로 기꺼이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당시 그는 "협회장은 유능한 직원들을 잘 관리하고 정직해야 한다"고 강조해 정몽규 회장의 리더십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8일 열린다. 축구협회 정관 제23조의2 제2항 '회장 선거 후보자 등록'을 보면 축구협회장 후보는 선거 당일 기준으로 만 70세 미만인 자만 가능하다. 1955년 1월 13일에 태어난 허 전 감독은 70번째 생일 닷새 전에 선거를 치른다. 따라서 후보자의 연령 기준을 70세 미만으로 정한 협회 규정에 걸리지 않는다.
선거운영위원회는 12월12일까지 구성될 예정이다. 12월25일부터 사흘간 후보자 등록 기간이며, 2025년 1월8일 선거 이후 1월22일 정기총회부터 새 회장의 임기가 시작된다. 정 회장이 4선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내달 2일까지 협회에 후보자 등록 의사를 알려야 한다. 정 회장은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아직 연임 신청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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