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로 부를 만한 성적이지만 소득이 없지는 않았다.
일부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돋보였다.
특히 오승환(42·삼성 라이온즈) 이후 끊겼던 국가대표 마무리 계보를 이을 자원을 발굴한 건 큰 수확이다.
박영현(21·KT 위즈)이 한국야구 마운드의 미래를 밝혔다.
박영현은 이번 대회 3경기에 나와 3과 3분의 2이닝을 소화, 1승 1세이브 무실점 호투했다.
안타는 1개만 내줬고, 볼넷 없이 삼진만 6개를 잡아내는 시원한 투구를 선보였다.
시속 150㎞ 안팎의 강속구에 세계 선수들의 배트가 연달아 헛돌았다.
국제 대회에서도 그의 구위가 통한다는 걸 증명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성인 대표팀에 데뷔한 그는 이번 프리미어12 대회까지 두 대회에 나서 7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AG에선 4경기(5와 3분의 1이닝)에 나와 2홀드 1세이브 8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AG가 아시아 무대인 데다 그리고 일본의 프로 선수들이 나오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하면 평가절하할 수도 있지만, 프리미어12에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건 의미가 달랐다.
구위는 물론, 담대함 자체가 남달랐다.
지난 16일 도미니카 공화국전에서 박영현은 1과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면서 견제사와 병살타로 승리를 지키는 위기 관리 능력도 선보였다.
18일 호주전에서도 박영현은 9회를 삼진 3개로 이닝을 매조지는 위력투로 팀의 승리를 지켰다.
한국야구는 지난해 AG를 기점으로 2024 프리미어12,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거쳐 대표팀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자격을 증명한 박영현이 대표팀에서 차세대 마무리 투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한국은 오승환(2017 WBC) 이후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를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마저도 지난 2020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역전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어렸을 때부터 오승환을 롤모델로 삼고 국가대표 마무리 투수의 꿈을 키워 온 박영현이 뒷문 걱정을 덜어줄 수 있다.연합뉴스에 따르면,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박영현은 우리 팀에서 구위가 가장 좋다.
앞으로 소속팀으로 돌아가서 계속 마무리를 한다면 최고의 마무리가 될 거로 믿는다”라고 칭찬했다.
박영현도 "(이번 대회가) 큰 경험이 될 것 같다.
이런 경험이 쌓인다면 중요한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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