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궐위시 '부회장 선임 때 정한 순서에 따라' 규정 적용

이 회장, 선거 출마시 29일까지 후보등록 표명서 제출해야

[대한체육회 홈피 캡처]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이기흥(69) 회장이 비위 혐의로 직무 정지를 당한 가운데 대한체육회가 부회장을 맡아온 김오영(66) 경남도체육회장의 회장 직무대행 체제로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체육회는 오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개최되는 '2024 학교체육진흥포럼' 개최 보도자료에 '회장 직무대행 김오영'을 명기했다.

2020년 7월부터 체육회 이사로 활동해왔던 김오영 대행은 작년 5월 4일 체육회 이사회 때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현행 체육회 정관에는 회장 궐위시 직무대행 결정과 관련해 '부회장 선임 때 정한 순서에 따라'로 규정돼 있다.

이기흥 회장은 내년 1월 14일 치러지는 제42대 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조만간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1일 직무 정지 상태에서 출근을 강행하고, 진천선수촌을 방문해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추진 상황 보고까지 받아 빈축을 샀다.

[대한체육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 회장 측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관련 업무를 수행했다'며 직무 정지 상태에서도 정관상 '국외에서 개최되는 체육 관련 행사, 대회, 회의 및 교섭 등 국제관계 업무에 한해 체육회를 대표할 수 있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체육회 내 담당 직원들은 이 회장의 행보가 IOC 위원으로서의 통상 활동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이 회장이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선수단장 선임 문제를 구체적으로 지시 또는 협의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또 국제 관계 업무에서 '체육회를 대표할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회장은 지난 11일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직무 정지 통보를 받았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상 비위 혐의로 수사 의뢰가 필요한 단체장에 대해 주무기관장이 직무 정지 결정을 하게 돼 있어서다.

이 회장은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 조사에서 직원 부정 채용, 금품 수수, 후원 물품의 사적 사용 혐의를 받았고, 수사 의뢰에 따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수사 절차에 들어간 상태다.

회장 선거 출마를 위해 직무가 '일시 중지' 된 게 아니라 문체부의 결정에 따라 국내외 모든 업무에 대한 활동을 정지당한 상황이다.

이 회장이 서울행정법원에 낸 직무정지에 대한 집행정지 가처분신청이 인용되기 전에는 '직무 배제'는 유효하다.

한편 체육회 비상임 임원인 이 회장은 3선 도전을 위해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29일까지 회장 후보 등록 의사 표명서를 체육회 내 대한체육회장선거준비TF팀에 내야 한다.

이 회장은 22일 오전까지는 표명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