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커리어를 돌아본 그는 지난 2014년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을 언급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프로 선수로서 가져야 할 책임감에 대해 강조했다.구자철은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축구회관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 및 유소년 어드바이저 위촉식에 참석했다.
그는 지난달 11일 현역 은퇴를 결정했고, 구단과 협의 끝에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새출발한다.구자철은 지난 2007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3순위로 제주 유나이티드(현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볼프스부르크·아우크스부르크·마인츠(이상 독일) 알 가라파·알 코르(이상 카타르)에서 활약했다.
해외 커리어를 마친 뒤인 2022년 다시 제주 유니폼을 입었다.
“K리그에선 제주 유니폼만 입겠다”는 약속을 지킨 그는 축구화를 벗은 뒤에도 제주와 동행을 이어간다.구자철은 이날 마이크를 잡고 “은퇴한다고 마음먹었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홀가분했다.
한국 축구를 위해 다른 일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면서 “수년 전부터 은퇴를 생각했다.
선수 생활을 하며 받은 사랑, 쌓은 경험을 잊지 말자는 말을 많이 했다.
한국 축구를 위해 무언가를 해내자는 마음이 확고했다.
서두르지 않되, 매듭이 있는 일을 해보자는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구자철은 선수 커리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12 런던 올림픽을 꼽았다.
당시 그는 대표팀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득점을 터뜨리기도 했다.
그는 “동메달을 목에 걸고 단상에 오를 때가 기억에 남는다.
국기가 올라가는 모습이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의 기억은 아픔으로 남았다고 털어놨다.
당시 구자철은 대표팀의 최연소 주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월드컵 무대로 향했으나, 팀은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바 있다.
구자철은 눈시울을 붉히며 “지금까지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다.
내가 그때 너무 어렸다.
‘최연소 주장’이라는 타이틀이 자랑스럽지 않았다.
프로 선수라면 사회적 책임감이 따른다.
당시엔 그 생각을 못 했다.
나의 부족함 때문에, 국민들에게 아쉬움을 드린 것 같아 죄송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후배들한테 항상 얘기한다.
프로 선수는 동경의 대상이며, 어린이의 꿈이 돼야 한다고.
그게 프로 선수로서의 사회적 책임이다.
모든 이들의 꿈이 돼 줬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함께 황금 세대를 이룬 기성용(FC서울) 이청용(울산 HD)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구자철은 “세 명이 대화를 많이 나눈다.
우리가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는 ‘행정, 지도자 모두 배워라’다.
서로의 미래에 대해 말할 수 없겠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고 싶다.
성급하게 한다면 일을 그르칠 수 있지만, 나에게는 기성용, 이청용이라는 큰 일을 해낸 친구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구자철은 이날 동기부여와 꿈에 대해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내 꿈은 한국에 돌아와 제주에서 은퇴하는 것이 꿈이었다.
이룰 수 있어 기쁘다.
중학교 2학년 당시, 박주영, 백지훈 선수가 청소년 월드컵을 앞두고 인터뷰한 게 아직도 기억 난다.
당시 나는 청소년 월드컵을 너무 뛰고 싶었다.
나처럼 별을 보고 얘기하는 등, 명확한 목표를 정하는 게 첫 번째다.
동기부여는 행동의 차이를 만든다”라고 말했다.제2의 축구 인생을 이어갈 구자철 유소년 어드바이저는 유럽 축구팀의 시스템 및 훈련 프로그램을 구단에 전하는 역할을 맡는다.
또 제주 유소년 선수들의 해외 연수를 돕기 위한 가교 구실을 할 예정이다.
끝으로 구자철은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은지’라는 팬들의 질문에 “우리나라 최초로 올림픽 동메달을 따낸 멤버 중 한 명이면 행복할 것 같다.
2014년에는 아픔을 드렸지만, 2012년에는 즐거움을 드린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다”라고 말했다.
축구회관=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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