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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성선수 티 벗고 수염 덥수룩' 호주에서 포효한 대호, "시야도 넓히고 공부도 많이 해왔습니다" [IS 인터뷰]
    윤승재 기자
    입력 2025.01.26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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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정말 많이 배웠죠."1m85㎝, 100kg의 육중한 몸에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기른 한국인 투수가 호주 마운드에서 포효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 김대호가 호주에서 값진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

지난 22일 삼성의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인천공항에서 만난 김대호는 "(호주 경험이) 정말 값졌다.

내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며 만족해 했다.

호주에서 길렀던 수염을 말끔히 정리하고 출국장에 나타난 그는 "(외국 선수들 사이에서) 세 보이려고 길렀다"면서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해외 각국의 다양한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시야를 넓혔고 자신감도 찾았다"라고도 전했다.

김대호는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팀 동료 육선엽과 함께 호주로 떠났다.

구단에서 파견한 호주 유학 명단에 이름을 올린 김대호는 브리즈번 밴디트(Brisbane Bandits) 유니폼을 입고 약 5주간 ABL 무대를 누볐다.

5경기 선발 등판해 2패(무승) 평균자책점 8.84(19과 3분의 1이닝 19자책)를 기록했다.

성적은 비교적 좋지 않았으나, 김대호는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쌓고 돌아왔다.

ABL은 겨울에 열리는 '윈터리그' 격인 리그다.

봄~가을에 정규시즌을 치르는 미국 메이저리그 및 마이너리그, 일본 프로야구 등 다양한 경험을 가진 선수들이 겨울 시간을 활용해 ABL에서 활약한다.

김대호와 육선엽은 여러 해외 선수들과 호흡하면서 경기 준비 루틴부터 그립, 투구 방법까지 많은 것을 배웠다.

김대호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활약 중인 포수 엄형찬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엄형찬은 지난 2022년 캔자스시티와 계약을 맺고 미국 무대에 진출한 포수 유망주.

지난겨울에도 브리즈번에서 활약하며 호주 무대를 누볐던 그는 올 시즌에도 브리즈번 유니폼을 입고 삼성 선수들과 호흡했다.

이곳에서 김대호의 공을 받았던 엄형찬은 김대호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는 후문이다.

김대호는 "(엄)형찬이가 '형, 이 공(직구) 좋은데 왜 안 써요'라면서 지산감을 많이 불어 넣어줬다.

덕분에 내 공을 자신있게 던질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또 김대호와 육선엽은 해외 선수들과 저녁 자리를 함께 하면서 한국야구와 미국야구 자료들을 공유하며 공유했는데, 엄형찬이 가운데에서 이를 잘 조율해줬다는 후문이다.

김대호는 "해외 선수들에게 투구 방식에 대해 많이 물어봤다.

내 팔 각도에 어울리는 구종이 뭔지 서로 물어보면서 함께 많이 공부했다"고 전했다.

호주에서 값진 경험을 받고 돌아온 김대호는 새 시즌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그는 후반기에 정식선수로 전환돼 1군 데뷔전을 치른 바 있다.

당시 박진만 삼성 감독은 "2군에서 꾸준히 선발 경기를 치렀고, 볼이 묵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라며 그에게 기회를 준 이유를 전했다.

당시 그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원태인 선배처럼 뛰어난, 오승환 선배처럼 든든한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대호는 이번 출국길에 앞서 "호주에서 배운 것들을 캠프에서 잘 만들어 올해 1군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드리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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