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건 선발로 준비하기 위해서다.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을 앞두고 "오늘 6회 동주가 던진다"고 깜짝 발표를 남겼다.문동주는 시범경기를 앞두고 화제를 모았다.
스프링캠프에서 "불펜으로 던지며 투구 수를 늘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이 나왔고 이는 "문동주를 불펜으로 전향시키려 한다"는 이야기로 확대 재생산됐다.
김경문 감독은 귀국하자마자 "문동주는 선발"이라고 못을 박았고, 한화 관계자들도 "코칭스태프는 문동주의 불펜 전향이나 연투를 생각조차 한 적 없다"고 설명했다.일단 몸을 만드는 과정에서 불펜 등판은 진행됐다.
우려 사항이 있을 수는 있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만드는 게 더 편할 수도 있어서다.
연투가 없더라도 불규칙한 투구 일정이 생기면 부담을 줄 수도 있다.
한화는 스케줄을 모두 문동주에게 맞춰 이런 부담을 최소화한다.
선발 투수가 그렇듯 일정한 휴식일을 줘 차근차근 몸을 만들 수 있게 계획했다.
김경문 감독은 "11일 던진 후 이틀을 쉰다.
그리고 14일 한 번 던진다.
본래는 17일 던져야 하는데 저녁 경기가 잡혔다.
날씨도 조금 쌀쌀했다.
그래서 던지지 않고 사흘을 쉬고 마지막 경기에서 던지게 한다"고 시범경기 일정을 설명했다.양상문 투수 코치도 "오늘(11일) 문동주의 상태는 보면 알 것이다.
괜찮다.
구속도 잘 나오고, 날씨도 좋으니 잘 던져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 코치는 "이틀을 쉬면서 준비하다가 마지막에 사흘을 쉬게 한 건 (마지막 경기에 맞춘 게 아니라) 17일 내려 했으나 그날 날씨가 너무 추웠다.
또 야간 경기였다.
그래서 너무 추운 날 야간 경기에 투구 수를 소화하는 것보다 따뜻한 그 다음 18일 던지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감독님께 그렇게 보고드렸다"고 말했다.문동주는 지도자들에게도 보석과 같은 선수다.
문동주는 이날 보란듯이 광속구를 던졌다.
투구 수를 제외한 건강 이슈는 전혀 없는 거로 보인다.
그는 이날 연습 투구부터 전광판에 158㎞/h를 찍어 관중석을 감탄의 목소리로 채웠다.
한유섬에게 157㎞/h 강속구 2개를 던지며 헛스윙 삼진을 끌어낸 그는 고명준 상대로 이날 최고 구속인 159.7㎞/h(트랙맨 기준)를 마크했다.
볼넷 1개가 있었지만 복귀전인데도 투구 밸런스 문제 없이 1이닝을 깔끔히 마쳤다.김경문 감독은 "큰 기대는 하지 말라"면서도 "150㎞/h가 넘게 나오더라.
그런데 어떻게 5선발로 쓰지 않을 수 있겠나.
본인도 지난해 아쉬움을 올해 설욕하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몸을 다 만든다면 올해 팀에 굉장히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대가 큰 만큼, 잠재력이 높은 만큼 부담도 따를 수 있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에게 부담이 따르는 걸 피하고 싶다고 했다.
김 감독은 "11일 투구 수도 1이닝 20구 정도로 정했지만, 선수의 의견을 들을 것이다.
선수 본인에게 전적으로 맡긴다"며 "로테이션 복귀 일정도 던져보면서 결정한다.
선수 본인만 알고 있는 컨디션도 있다.
내가 미리 앞서면 선수가 너무 버거워할 것이다.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그때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무엇보다 문동주 본인의 선발 복귀 욕심이 크다.
문동주는 경기 후 "정말 오랜만에 마운드에서 실전 피칭을 진행했는데, 구속(에 의미를 두기)보다는 건강하게 잘 던지고 내려온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오랜만의 피칭이어서 조금 들뜬 측면은 있었다.
경기 감각만 조금 더 올라오면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이미 풀타임 선발로 자신을 증명해 본 문동주다.
시범경기 1경기에 호투하기 보단 자신의 역할인 선발 투수로 빨리 돌아가는 게 불변의 목표다.
문동주는 "하루 빨리 선발로 돌아와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항상 큰 응원 보내주시는 팬 여러분께도 꼭 보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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